[12·19를 향하여]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

입력 2007-10-12 10:24:30

"대구, 디자인 산업 메카로 육성…환동해 경제협력벨트 만들 터"

경제계 CEO 출신이 뒤늦게 대선 후보로 나선 이유가 뭘까? 문국현(58) 전 유한킴벌리 사장과의 인터뷰에서는 이 문제부터 짚어봤다. 정치적 지지기반이라곤 거의 없을 것 같은 처지에서, 그것도 대선을 불과 넉 달 남겨놓은 지난 8월 출마를 결심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었기 때문.

그러나 문 전 사장은 출마선언 후 곧바로 지지율에서 두각을 나타내더니 2개월 만에 10%대에 육박, 범여권의 다른 후보들을 대부분 추격했다. 김영춘·원혜영·이계안·제종길 의원 등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로부터 지지선언도 이끌어냈다.

그 이유에 대해 문 전 사장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맞설 수 있는 대항마란 점이 국민들에게 먹혀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지지율이 20%만 넘으면 대세의 흐름이 바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대통령 출마는 언제부터 생각했나.

▶희망포럼(지난해 1월 '일자리 만들기와 새 공동체 건설'을 위해 사회원로 및 각계대표 180명이 참여해 만든 단체) 멤버로 문국현·정운찬·박원순 세 사람 중 누가 이 사회를 구해내기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이 중 정운찬 씨가 포기했으며, 박원순 씨도 절대 안 한다고 했다. 자연히 저한테 화살이 날아왔다.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는.

▶청년실업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망, 서민들의 좌절, 중소기업인의 몰락 등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일자리 창출과 경제 살리기에 대한 경험과 대안이 제게 있다. 더불어 북한과 미국 수교를 이끌어내고 환동해·환서해 경제협력벨트를 만들 구상도 갖고 있다.

-기존 정치권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기존 정치권은 이보다 오히려 연고에 의존하고 조직동원과 정치공학적 숫자 계산에 더 열중하는 집단적 행동양식을 보였다. 지켜봐 달라. 다른 정치행보를 보여줄 것이다.

-고건·정운찬 씨가 중도하차했다. 험한 정치판에서 버틸 수 있나.

▶두 분의 선택은 깊은 고민 끝에 나온 것이라고 본다. 정치신인에게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어떤 어려움이 와도 잘 견뎌내고 꼭 당선돼 국민들의 새 희망이 되겠다.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은.

▶후보 단일화 논의는 다음달 초까지 지켜본 뒤 얘기하겠다. 호감도가 높고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후보가 내리막을 걷는 후보를 흡수하는 방식의 단일화도 생각할 수 있다.

-단일 후보를 내세운다면 결국 반한나라당 세력의 결집 아닌가.

▶먼저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 입만 열면 종교계, 여성계, 중소기업 등에 대해 이상한 말을 폭탄처럼 쏟아낸다. 또 친·인척이 그렇게 부패와 각종 의혹에 연루돼선 안 된다. 저는 범여도 범야도 아닌 국민후보로서 당당히 겨뤄서 승리하겠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차별성은 뭔가.

▶이 후보는 70, 80년대 나라가 주는 건설산업을 관리하던 토목전문가다. 사람의 가치와 국가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창조성이 없다. 특히 IT, 벤처 산업 등 미래를 이끌어 갈 산업에 대해 잘 모른다.

-참여 정부와의 관계설정은.

▶남북정상회담은 잘했다고 본다. 하지만 현 정부의 노선과는 전혀 다르다. 참여정부에서 환경부 장관과 노동부 장관을 두 번이나 제의해왔다. 하지만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라의 품격을 생각하며 다른 길을 가겠다.

-대구·경북지역을 위한 발전전략은.

▶환동해 경제협력벨트의 중심축으로, 동해안이 경제적 교역과 문화의 중심이 돼야 한다. 대구는 섬유산업의 고도기술화를 추구하고 디자인 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 경북에는 경쟁력있는 정규직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겠다.

-창당일정은 어떻게 되어가나.

▶오는 14일 창당발기인대회를 하고 시·도당 창당을 거쳐 다음달 초 창당대회를 하려 한다. 기업인·전문가·학자·변호사 등이 주축을 이루겠으며 시민사회단체도 폭 넓게 받아들이겠다. 현역 정치인들은 현재도 합류하고 있지만 흐름대로 가겠다. 신당은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내년 총선에도 참여하겠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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