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숙의 고민지우개] 초등학생 딸 반장낙선...상처받을까 걱정

입력 2007-10-11 16:40:35

*고민있어요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를 둔 학부형입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반장선거에서 아이가 낙선을 하였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 학기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학기가 시작되면 아예 선거에 나가지 말라고 신신부탁을 하는데도 늘 같은 결과입니다. 엄마입장에서는 아이가 상처를 받을까 두렵고 실패에 익숙해질까 봐 걱정됩니다.

* 이렇게 해보세요

신학기가 시작되면 어김없이 치르는 행사가 바로 학반을 이끌 대표를 뽑는 행사일 것입니다. 예전의 풍경과는 달리 요즘의 초등학교 저학년일 경우는 반장을 하겠다고 나서는 후보들이 우르르 몰려나온다고 하더군요. 少子女출산의 영향으로 아이가 한둘인 가정에서 모두 왕자와 공주로 키워진 아이들이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고의 소유자들이어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학반을 대표하는 리더가 되고 싶은 아이의 바람과는 달리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쳐서 행여 아이에게 상처로 남게 될까봐 염려가 되시는 듯합니다. 기왕이면 대표가 되어 어머니의 염려를 불식시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어떻게 아이를 다독이고 대처해야 하는지 같이 고민해 봐야죠.

우선, 어머니 스스로의 점검이 요구됩니다.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어떤 눈으로 상황을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것이지요. 반복되는 '실패'와 '상처'라는 결과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대와 다른 결과에도 불구하고 굴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어쩌면 아이에게 지금의 결과는 '실패'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고 '도전'이며 '용기'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아이가 굳이 반장이 되고 싶어 하는 나름의 이유에 대해 귀 기울여 보아야겠지요. 또, 반장은 성적 우수하고 모범생인 누군가의 자리이거나 혹은 그저 선생님 심부름이나 하는 자리가 아니라 급우들을 위하고 학반을 조화롭게 이끌어가는 봉사하는 자리임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반장 선거를 통해 결과에 승복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배우는 기회가 될 수 있게 도와주세요. 또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는 아이의 선택을 믿어주고 존중해 주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에 아낌없는 격려와 칭찬을 주세요.

더 중요한 것은 학반을 이끄는 리더의 자리도 중요하지만 보다 겸손한 실천이 요구되는 구성원의 역할을 수행하는 학반의 개개인 모두가 소중하고 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명심하게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승자는 패배해도 두려워하지 않으나 패자는 승리해도 즐거워하지 못하고, 승자에게는 실패도 거울이 되고 패자에게는 성공도 휴지가 되며, 승자는 꼴찌를 해도 노력에 만족하나 패자는 승리를 해야 지위에 만족한다고 합니다. 위대한 발명가인 토마스 에디슨은 '시도했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더라도 그것은 또 하나의 전진이기 때문에 나는 용기를 잃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승자와 패자는 결과로 결정되지 않으며,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나 시행착오의 경험일지라도 성장을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진정한 어린 勝者에게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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