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은 올 시즌 삼성이 상대한 가장 어려운 투수였다. 삼성 전 평균자책점 0.93으로 같은 구종도 구속의 편차를 크게 조절하는 스타일이어서 공략하기 까다로웠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막판에 몰린 처지라 심리적인 부담이 겹쳐 경기 전 전망은 어두운 편이었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있었다. 바로 '베테랑의 저력'이었다. 2회초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한화 김태완의 안타성 타구를 1루수 김한수가 왼쪽으로 쓰러지며 잡아내면서 선발 투수 전병호의 짐을 덜어줬고 곧바로 진갑용의 선제 홈런(2회말 1점 홈런)이 터졌다.
완급을 조절해 범타를 유도하는 전병호의 제구도 모범답안에 가까웠다. 낮은 존(zone)을 공략해 대부분 내야땅볼을 이끌어냈다. 물론 그 뒤에는 그물망 수비를 자랑하는 내야수들이 타구를 잘 처리해줬다.
선취점의 이점을 살린 경기운영도 반전의 빈틈을 보여주지 않았다. 6회 2사 2루의 위기에서 김태균을 상대하면서 볼카운트 2-1에서 전병호를 임창용으로 교체해 삼진으로 잡은 위기관리는 진중하고도 섬세한 승부수였다.
허리 통증을 호소한 정민철의 조기 강판 뒤 베테랑의 저력은 또 한번 드러났고 그것으로 전세는 기울었다. 6회말 김재걸의 기습 번트 성공에 이은 양준혁의 2점 홈런이 그것이었다. 벼랑 끝에서 베테랑의 역할이 진정 무엇인지 보여준 깔끔한 경기였다.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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