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은 영남 부활의 젖줄" 곽결호 수자원공사 사장

입력 2007-10-08 09:33:33

물관리 전문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가 내달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한때 정부기관 평가에서 늘 1∼3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정받던 공기업에서 2005년 꼴찌 수준인 11위, 지난해 7위로 위기에 몰린 수자원공사가 최근 변화와 개혁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한국수자원공사의 곽결호(61) 사장을 매일신문사에서 만났다.

곽 사장은 지역 출신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물 전문가이다. 지난 1973년 기술고시에 합격한 이후 30년을 상·하수도, 홍수통제, 수질보전 등 주로 물과 관련된 일을 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 그도 2005년 9월 한국수자원공사의 경영책임자가 됐을 때는 눈앞이 캄캄했다고 한다. 당시 수자원공사는 잇따른 비윤리적 사건 등으로 창립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었다. 경영자의 장기 부재로 인한 경영 불안정, 직원들의 동요로 정부의 경영평가 결과도 역대 최하위 수준이어서 기관 경고를 받기도 했다.

곽 사장은 주저 없이 칼을 빼들었다. 조직·인사·경영 부문은 물론이고 조직문화 전반에 이르기까지 대수술에 나선 것. 우선 본사 인원을 20%나 줄여서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현장 부서로 보냈으며 승진, 전보의 기준 및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끊임없는 물가 상승 속에 3년 연속 수도요금을 동결한 것도 곽 사장의 과감한 결단으로 평가받는다. 대신 원가절감 등으로 재무구조를 튼튼히 했다.

이 같은 노력들은 커다란 결실로 되돌아왔다. 부채율이 공기업 중 가장 낮은 19% 수준으로 떨어졌고 'GS 경영대상', '올해의 존경받는 기업대상' 등을 수상했다.

▶낙동강은 민족의'젖줄'= 낙동강에 대한 곽 사장의 애정은 남다르다. 지역 출신이기도 하지만 우리 국토에서 차지하는 낙동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확신 때문이다. 곽 사장은 "영남지역이 예전의 활력을 되찾아 국가발전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낙동강을 지속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수다. 앞으로 대구·경북 지자체와 더 많이 협력하고 노력해서 지역발전을 위한 진정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했다.

이미 임하댐의 물을 이용해 금호강의 수질을 개선하는 등 낙동강 물관리의 과학화·효율화에 나서고 있고 경북도와는 지난해 10월 '수자원분야 상호 협력 협약'을 맺었다. 특히 포스코 공장 증설과 방폐장 건립으로 물부족이 예상되는 포항·경주 지역의 원활한 물공급을 위해 담수량 3천만t 규모의 대규모 댐 건설을 추진중이라고 소개했다.

▶지역이기주의 '걸림돌' = 곽 사장은 수자원공사가 지자체를 대신해 시행중인 지방상수도운영 효율사업이 지역이기주의라는 암초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수자원공사가 지자체를 상대로 적극적인 설득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 수탁관리되고 있는 지자체는 전국에서 9곳에 불과하다.

그는 "지자체가 생산하는 물보다 낮은 원가로 공급하려고 해도 받아들이지 않는 곳이 많다."며 "상수도를 지자체에서 관리할 경우 배수관 교체 등 대규모 사업이 어려울 뿐 아니라 관리기술 부족 등으로 수질이 나빠져 피해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상수도를 직접관리하고 있는 포항, 경주 등 지역 중소도시나 농촌의 경우 노후한 관로와 잦은 사고로 유수율(정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 중 요금수입으로 거둬들이는 비율)이 50% 수준에 불과해 수자원공사가 위탁관리하고 있는 곳에 비해 10% 정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물 시장 개방에 대비해 국내 물산업을 육성하고 중소도시와 농촌마을에도 깨끗한 상수도를 보급하자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는 만큼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영남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1973년 기술고시에 합격,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건설부 상하수도과장·국장, 환경부 수질보전국장·기획관리실장·차관·장관을 지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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