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차례 차량내 돈 훔쳐
"문이 열리는 승용차가 있으면 안을 뒤져 돈을 훔쳤어요. 많게는 50만 원, 적게는 2천 원…. 열쇠가 꽂혀 있으면 중대형 승용차는 그냥 놔뒀지만 티코나 마티즈 같은 경차는 그대로 몰고 달아나기도 했습니다. 소형차 운전은 자신있거든요."
5일 구미경찰서 형사과. 구미 도량동에서 승용차 안을 뒤지다 경찰에 잡혀온 초등학교 5학년 A군(11·구미)은 자신이 친구들과 어울려 저질러온 각종 절도 행각들을 거침없이 털어놓았다. 죄의식은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등교하지 않은 날도 많았고요, 집에서 가출한 날이면 같은 5학년 친구 2명과 어울려 길가에 버려진 차 안에서 잠을 잤습니다."
"구미, 칠곡에 있는 아파트, 주택가를 돌며 승용차 문을 마구 열어보다 문이 열리면 안을 뒤져 주로 현금을 훔쳤습니다. 현금 훔친 게 대략 100차례는 될 걸요."
"키가 꽂혀 있으면 소형 승용차는 몰고 갔습니다. 시속 120km까지 달려 본 적도 있어요. 그리고나서는 불을 질러 태워버렸죠."
"훔친 차를 몰고 가다 길 가는 여자들 핸드백을 날치기해 본 적도 있습니다."
열한 살짜리 소년의 진술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형사들은 너무 기가 차다는 듯 넋 놓고 쳐다만 봤다.
경찰은 A군의 나이가 촉법소년(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 대신 보호관찰 등의 처분을 받는 12세 이상 14세 미만의 어린이)에도 해당하지 않는 형사 미성년자여서 일단 진술만 확보하고 귀가 조치했다. 그러나 경찰은 A군이 각종 범죄 행각을 함께 저질렀다고 진술한 공범 중엔 동갑내기 열한 살짜리 친구 2명 외에도 15세 B군이 포함돼 있음을 밝혀내고 A군이 진술한 각종 범죄 행각들을 추적하는 한편 가출 중인 B군을 찾고 있다.
이근우 구미경찰서 형사과장은 "A군이 진술한 범죄 행각들 중엔 경찰에 피해 신고 접수된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 도대체 비행 소년의 연령이 몇 살까지 낮아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