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경상도 사투리로 불러본다

입력 2007-10-04 07:19:06

판소리를 경상도 사투리로 바꿔 부르면 어떨까. '우리소리, 경상도 사투리 판소리'(음악감독 이인수 대구교대 교수·해설 최종민·고수 최병길)가 6일 오후 4시 대구 봉산문화회관에서 그 첫 번째 공연을 갖는다.

판소리는 분명히 전라도 음악이다. 발생의 역사를 살펴봐도 그렇고 그 속에 녹아 있는 선율이며 가사에 이르기까지 온통 전라도 특유의 정서와 언어가 녹아 있다. 하지만 또 하나 분명한 것은 경상도에도 판소리 명창이 있었다는 것.

이들이 노래를 부를 때 전라도 사투리를 그대로 흉내냈을까. 아마 아닐 가능성이 훨씬 높다. 판소리는 '청중 봐서 소리하고 분위기 봐서 소리한다'고 할 정도로 소리할 때마다 다른 내용으로 했다. 이 때문에 서편제가 있고 동편제도 있으며, 보성소리나 동초제가 있는 것이다.

경상도에서는 경상도식 판소리가 발달했음직한데 현재 전승되는 작품이 없어 그 내용을 알 길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대구교대 이인수 교수와 김태희(법성포단오제 전국국악경연대회 명인부 종합대상), 조현광(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성창순 선생 사사·효성초교 교사), 석지연(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일반부 차하), 최병길(중요무형문화재 제83-가호 이수자·고수) 등이 뜻을 모아 '경상도 사투리 판소리' 판을 여는 것은 잃어버린 우리 것을 되찾으려는 노력의 하나이다.

경상도 사투리로 흥보가 중 '박타는 대목'을 부른다면 아마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흥보 마누라는 무을게 없어 신세 자탄을 하는데···원수년의 가난이야 복이라카는거는 우짜면은 잘타겠노···몹쓸년의 팔자로데이 어떤 사람 팔자 좋아 고대광실 높은 집에 부귀 영화로 잘 사는데 이 년의 신세는 우째해가 이 지경이 웬일이고 아고 아이고 내 신세야."

이번 공연에서는 ▷흥보가 중 '박타는 대목' 이외에 ▷흥보가 중 '화초장타령' ▷춘향가 중 '광한루 대목' ▷춘향가 중 '사랑가'를 경상도 사투리로 바꿔 선보인다. 또 경상도 민요 '옹헤야'와 '쾌지나 칭칭나네'로 흥을 북돋울 계획이다.

조현광 효성초교 교사는 "경상도의 사투리와 느낌을 살려 판소리를 부르려면 고증을 비롯해 많은 준비와 연구가 필요한데 이번 공연은 그런 점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우리의 시도가 새로운 연구와 도전으로 이어져 더욱 세련되고 수준 높은 경상도 음악을 만들어가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의: 053)661-3081.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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