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사상최대 매수세…美 증시 상승 직접적 원인
2일 대구시내 상당수 증권사는 인산인해(人山人海)였고, 증권사 직원들의 전화는 불이 났다. 코스피지수가 사상최고치를 쏘아올리며 '새 하늘'을 열어젖힌 날, 투자자들의 문의가 쏟아진 것이다.
'좋은 종목을 빨리 찾아달라'는 주식 직접투자 고객들 때문에 증권사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찾느라 연신 마우스를 눌러대야했고, 펀드 가입 희망자들이 평소보다 몇배나 폭증하면서 점심식사를 거른 채 펀드 상담에 나서는 증권사 직원들이 속출했다.
특히 그동안 우리 주식시장을 외면, '돈을 빼가던' 외국인들이 사상 최대의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리자 증권사를 찾은 많은 투자자들이 "앞으로 시장이 더 달릴 것"이라며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다.
?■새 하늘 열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1.42포인트(2.62%) 오른 2,014.09로 장을 마쳤다. 사상 최고치. 지난 7월 25일 종가기준으로 기록한 사상 최고치(2,004.22)를 2개월여만에 갈아치우며 여태 내딛지 못했던 고지를 밟았다.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도 종가기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1천조 원을 돌파, 1천7조2천590억 원을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는 지난 7월 25일로 996조5천201억 원이었다.
비록 유가증권시장에 비해서는 탄력이 약했지만 코스닥시장 역시 닷새째 상승세를 나타내며 지난 8월 9일 이후 두달만에 810선에 올라섰다. 코스닥지수가 전날보다 7.20포인트(0.90%) 오른 810.32로 마감된 것.
이날 지수 상승을 이끈 세력은 외국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줄기차게 '팔아온' 외국인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6천231억 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올들어 최대 규모의 순매수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12월 14일(7천779억 원) 이후 최대치다.
?■신기록 세운날 투자자들은?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7천136억 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코스피지수가 2,000을 돌파한 것을 겨냥,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이런 반면, 그동안 조정을 반복했던 주식시장이 오랜만에 급등세를 나타내자 대구시내 각 증권사 지점에는 '그동안 기다렸던' 대기 투자자들이 물밀듯 밀려들어왔다.
박성준 현대증권 대구동지점장은 "'이 주식을 계속 갖고 있어도 되는지'를 묻는 투자자부터, 새로이 주식투자를 하겠다는 초보 투자자까지, 2일 손님들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승수 CJ투자증권 대구지점장은 "국내주식형펀드는 물론, 분산투자차원에서 해외주식형펀드를 찾는 손님들까지 신규 펀드 투자자들이 이날 급증, 평소보다 5배나 많은 손님들이 몰렸다."며 "번호표를 뽑아놓고 펀드 상담을 기다리는 모습이 하루 종일 이어졌으며 특별한 질문을 많이 하지 않고 펀드를 가입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고 했다.
강성곤 미래에셋 금융프라자 대구상인지점장은 "펀드 가입을 희망하는 손님들이 쏟아져들어오면서 지점장을 포함, 상담 직원들이 점심식사도 걸렀다."며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어 훨씬 더 상승할 것이라고 투자자들은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더 달릴 수 있을까?
배형근 삼성증권 대구중앙지점 과장은 "우리 주식시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등의 악재를 잘 뚫고 올라왔으니 이제 국내주식형 펀드 등의 탄탄한 수급을 바탕으로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순 NH투자증권 대구지점장은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호재가 터진 2일 주식시장이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정상회담 효과'라기보다는 미국에서 불어온 훈풍에 영향을 받은 탓이 크다."며 "2일 우리 주식시장 개장에 앞서 미국 증시가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낸 것이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운 직접적 원인이며, 외국인들이 이날 돌아온 것을 볼 때 글로벌 투자자들이 아시아 시장의 기업 실적을 좋게보는 경향까지 확산하는 것으로 해석가능해 향후 우리 주식시장 전망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상당수 증권사들은 이날 일제히 '상승세가 지속돼 코스피지수 2,000 시대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으며 지금까지의 주도주였던 중국 수혜주(조선·철강 등)가 여전히 유망할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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