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경제활동' 농림어업 쏠려

입력 2007-10-01 07: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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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에서 일하는 여성은 얼마나 될까?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경북도 여성 경제활동의 현황 및 특성을 분석한 '경상북도 여성인적자원 활용실태와 정책과제' 중간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결과 경북 여성경제 활동 참가율은 전국 평균보다 높았지만, 취업여성 3명 중 1명은 농림어업직에 종사할 정도로 농림어업직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비취업 여성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취업을 원하고 있었지만, 육아와 가사 부담 때문에 정규직보다는 파트타임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경북의 여성, 무슨 일을 하고 있나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북 지역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은 49.6%로, 전국 평균 38.4%보다 높다. 하지만 경북 여성의 직업별 분포를 보면 농도(農道)라는 지역적 특성대로 '농림어업직'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취업여성 3명 중 1명은 농림어업직(36.9%)에 종사하고 있으며, 남성 농림어업종사자(26.3%)보다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는 농촌인력의 대부분이 여성이 차지하고 있음을 뜻한다.

◆ 여성 경제 활동 참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어디일까

경북 시·군 가운데 농촌으로 갈수록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내 시·군 중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농촌지역인 의성군(66.0%) 영양군(63.2%) 고령군(60.7%) 순이었고, 낮은 지역은 도시지역인 경산시(39.6%) 포항시(41.9%)로 나타났다. 전자부품업체가 많은 구미시(5.12%)는 비교적 높은 경제활동 참여율을 보이고 있지만, 대체로 도시 지역보다는 농업 위주의 산업기반을 가진 군 지역에서 여성참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성별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가 가장 큰 지역은 포항(32.5%p)이었으며, 다음으로 구미(28.3%p) 경주(25.7%p) 순이었다. 반면 남녀 간 경제활동의 차이가 가장 작은 지역은 영양(10.3%p) 군위(10.7%p) 의성(12.5%p)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제조업이나 서비스 산업 중심의 도시 지역보다는 농업 위주의 산업기반을 가진 군 지역에서 남녀간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가 적은 것은 농촌지역 노동의 여성화 현상을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남녀 간 격차가 크다는 것은 해당지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매우 저조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정일선 연구원은 "포항 구미 경산 등 대도시의 경우 다양한 일자리 창출 및 여성인적자원개발을 통해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정규직보다 파트타임이 좋아요"

지난달 경북도내 20세 이상 여성 1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여성 4명 중 1명이 취업 경력이 단절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취업했던 여성이 직장을 그만두는 이유로 결혼 및 자녀양육을 꼽은 여성이 절반에 가까워, 여성이 계속 취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모성보호 및 가족친화적 정책이 절실함을 보여준다.

취업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여성은 전체 48%에 불과하고 경력단절형은 23%, 취업중단 후에 재취업한 유형이 10.3%, 아예 취업하지 않은 비취업형이 18.6%나 됐다.

이번 조사 결과 취업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도 지적됐다. 비취업여성 중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은 40.8%였으나 실제 일자리를 구하는 중이라는 응답은 10.2%에 그친 것. 현재 일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나 불만요인으로 경제적 어려움(35.1%)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취업관련 교육훈련을 받은 여성은 전체의 14.9%에 불과해 대다수인 85.1%의 여성들이 제대로 된 취업훈련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직 및 취업관련 경력관리, 전문성 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연구를 맡은 정일선 수석연구원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은 나라일수록 출산율도 높게 나타나는데, 우리나라는 여성 경제활동과 출산율 모두가 매우 낮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출산 및 육아기에 있는 고학력 여성들이 노동시장을 이탈한 후 노동시장 재진입을 포기하는 것은 사회적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또 "여성들의 생애 주기를 고려한 여성친화적 일자리를 만들고 특정 산업 편중현상에서 벗어나 다양한 직종의 일자리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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