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의 긴 추석연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일가 친척들은 무슨 얘기들을 나눴을까. 연말 대선을 앞두고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할지 얘기꽃을 피웠지만 달라진 추석 분위기, 비로 망친 농사 등 걱정거리도 많았다.
모처럼 만난 가족들 사이에서는 연말 대선이 단연 화제였다. 서영철(65·대구 동구 신천동) 씨는 "각종 권력형 비리에 경선 불화가 이어지면서 올 연말 대선 결과가 더욱 궁금해지는 것 같다."며 "팍팍해진 서민들의 삶을 보다 낫게 만드는 결과를 낳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얘기꽃을 피운 가족들은 '경제 살리기'와 '강력한 리더십'을 다음 대통령에 바라는 분위기였다. 김성회(63·대구 수성구 수성 2가) 씨는 "올 추석에도 경기가 너무 침체돼 일가친척 모두 근심이 많았다."며 "다음 지도자는 꼭 경제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영(58·대구 달서구 상인동) 씨도 ""박정희 전 대통령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우리 나라를 다시 한번 도약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국가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달라진 추석 분위기를 걱정하는 고향 '어르신들'도 많았다. 김춘례(75·여·대구 달성군 화원읍) 씨는 "지난해부터 추석에도 손자·손녀 얼굴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취업이 어려워서 그런지 고향에 내려오지 않는 젊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고 씁쓸해 했다. 장보흠(68·대구 서구 비산동) 씨도 "요즘에는 명절에 친척들이 잘 모이지 않고, 그나마 성묘만 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먹고살기 힘들어진 것인지, 세상이 변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름, 가을장마로 농사를 망친 한탄도 적지 않았다. 김기철(43·대구 북구 연경동) 씨는 "태풍, 장마가 계속되다 보니 포도나 사과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수확은 없어서 친척들에게 과일 한 상자 보내기도 겁난다."며 "농사일을 하기가 한 해 다르게 힘들어지는데, 농촌에서는 사람들이 자꾸 떠나가 이만저만 큰 문제가 아니다."고 한숨지었다.
서상현·김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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