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 고향 땅, 부동산 열기 '후끈'

입력 2007-09-21 07:01:07

포항시내 직장인들 억대 돈뭉치 들고 매수…외지인들 수십억 수표 제시 예사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지 한 달이 다 돼 가는 요즘 그의 고향 포항 흥해읍에선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대선열풍보다 훨씬 고강도의 부동산 열풍이 감지되고 있다.

일부에선 이미 태풍이 일기 시작했다고 하고 다른 일부에서는 아직은 조짐 정도지만 조만간 태풍의 눈이 생길 것이라고도 한다. 이런 가운데 "후보 확정 이후 땅값이 10%는 올랐다."는 말은 정설이 됐다.

◆어떤 일이 벌어지나

최근 흥해읍에서 만난 중개업자 A씨는 "분명한 강세다. 최소한 12월 19일(대선일)까지는 이어질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이 후보 당선) 향후 2, 3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현지의 공통된 견해"라고 땅값 상승세 분위기를 설명했다.

B씨도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지난 20일을 기점으로 단순 비교해도 흥해지역의 땅값은 표시나게 오른 것은 분명한데 팔겠다는 사람이 없어 얼마나 올랐다고 말해야 될지는 감 잡기 어렵다."고 했다.

이 두 사람은 "현금 들고 와서 땅 사겠다는 사람은 줄을 잇는데 매도자가 없다."고 말했다.

포항 시내에 사무실을 두고 매일 출퇴근하며 '흥해 땅'에 매달리고 있다는 C씨는 "당장 거래가 없더라도 연말 이후 큰 판을 만들기 위해 공들인다는 생각으로 부지런히 (매도·매수예정자들과)접촉중인데 잘 되면 대박을 터뜨리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중개업자들과 일부 현지인들의 '이명박이 되고 난 뒤'에 대한 부동산시장 진단은 첫째 매물실종 현상이 뚜렷해졌고, 둘째 매도물은 사흘 안에 소진될 정도로 대기시간이 짧고, 셋째 하루가 다르게 호가가 오른다는 것.

현지 주민 K씨는 "첫차는 신항만 개발발표 때 지나갔고, 두 번째 차는 현대중공업 포항공장 유치확정 때, 지금은 세 번째 차가 통과하는 중인데 막차가 오기까지는 한참 남았다는 게 이곳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라고 전했다.

◆얼마나 올랐나

업자 A씨는 "신항만이 들어서는 용한리 주변에서 개발 가능한 땅이라면 3.3㎡당 100만 원 아래는 없고, 내륙쪽으로도 달전 고개 너머 7번 국도변은 3.3㎡에 200만, 300만 원대 땅도 많지만 이 돈받고 팔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B씨는 "이대로라면 20% 이상 오른 셈"이라고 진단했다. 또 C씨는 "억대 들고 오는 사람은 포항시내 직장인들이고, 대구나 울산에서 오는 '전문가'들은 수표로 수십 억대를 보여주는 것도 예사"라고도 했다.

◆경계론도 많아

한 업자는 "개발기대에 부풀어 대놓고 덤볐다가 언제 막차를 탈지 모르는데다 개발호재를 맞은 지역에서는 항상 막차의 승객은 작전세력 등 전문꾼들이 아니라 일반 개미군단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지금까지 한나라당 이 후보의 고향에서 나타난 대선관련 특징은 '땅값이 턱없이 오른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으로 압축되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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