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 볼거리

입력 2007-09-20 17:12:40

유교의 원형이 그대로 살아있는 도시 안동.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라고도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옛것이 잘 보존돼 있는 도시다. 하회마을 하회탈 도산서원 병산서원 봉정사 제비원 오천유적 예안향교....

안동은 한국에서 유교문화의 전통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안동을 방문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안동문화가 가진 특성을 찾기 위해 애를 쓴다. 안동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가이드북이나 기행문을 찾아보기도 하고, 또 웹사이트를 검색하곤 한다. 그러다가 도산서원이나 하회마을 또는 봉정사를 찾는다. 그렇지만 이를 제외하면, 많은 사람들은 안동에서 무엇을 어떻게, 또 어떤 순서로 돌아보아야 할지를 몰라 난감해하기도 한다. 상주 인구 17만의 도시 안동의 볼거리를 소개한다.

안동은 가히 박물관의 도시라 할 수 있다. 과거 우리 지역의 생활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시립민속박물관을 비롯해 안동대 박물관과 유교문화박물관, 각 문중유물관, 그리고 가장 최근 개관한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등 20곳에 이르는 다양한 종류의 박물관이 시내 전역에 자리잡고 있다. 안동에 산재한 박물관만 둘러보는 것으로도 하루가 부족할 정도다.

◇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www.tcc-museum.go.kr / 054)840-6511~17)

국내 최초의 유물없는 박물관이자 첨단 디지털 박물관인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이 지난 1일 문을 열었다. 안동시가 지난 2004년부터 추진해 4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7월 26일 준공했으며, 안동시 동문로 문화공원내 전체 면적 1천700㎡ 규모로 건설됐다. 80석 규모의 4D 영상관과 체험전시실인 제1전시실, 기획전시실인 제2전시실을 포함해 사료실, 수장고 등으로 이뤄졌다.

안동의 전통문화가 유물이나 유적 등의 유형 문화재 보다는 하회별신굿 탈놀이, 차전놀이, 유교적 전통, 수많은 설화와 전탑, 목조문화의 보고인 점을 감안하면 박물관 구조가 진열장 속 유물 중심이 아닌 디지털콘텐츠 중심이 훨씬 설득력이 있음을 알게 된다. 박물관 입구의 솟을대문과 한옥 이미지를 따라 지하로 들어서면 수백년 전 안동을 향해 타임머신 여행이 시작된다.

도입부에 있는 프리쇼 공간 벽면에 설치된 63인치 대형 PDP 영상과 기둥면에 설치된 6m 높이의 수직 LED 영상이 먼저 관람객의 시선을 끈다. 박물관의 콘텐츠는 수백년 전의 과거를 보여주지만 시설은 최첨단 과학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박물관 안내시스템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 RFID카드(무선식별시스템)가 있다. 관람객이 안내데스크에서 이 카드를 발급받아 국적, 성별, 나이, 이름, 이메일 주소 등을 입력한 뒤 박물관 내 각종 콘텐츠 시연시 활용하게 된다. 코너마다 리더기에 카드를 접촉하면 시스템은 개인 정보를 인식해 관람객에게 맞는 맞춤형 정보 전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아울러 이 박물관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즉 스토리텔링 박물관으로 평가받는다. 유물 너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박물관, 과거의 전통을 체험하며 느낄 수 있는 박물관, 이야기가 있고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박물관이라는 뜻. 이곳에는 유물 대신 241종의 유'무형 문화를 17개 장르의 콘텐츠로 제작 탑재한 미디어가 전시돼 있다.

△'안동여행 네비게이션'은 안동의 문화 관광지를 코스별 테마별로 검색해 안동 관광의 정보를 얻고 이 정보를 관람객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는 코너다. 고건축, 동성마을, 종택 등 안동의 전통을 구성하는 요소와 박물관, 맛집 등을 여행 코스로 분류해 관람객 취향에 따라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가상유물 체험전'에서는 허공의 공간에 손을 휘저으면 콘텐츠가 반응하는 IO포인터를 활용해 안동의 과학, 군사유물들을 다룰 수 있으며, 유물을 좌우로 돌려보면서 용법을 알아보거나 발굴 당시의 모습과 복원 모습 등도 살펴볼 수 있다.

△'장원급제 놀이'는 과거 서당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퀴즈 형식의 체험 아이템. 전통놀이 중 '승경도 놀이'를 현대적 양식으로 개발한 게임으로 RFID카드를 통해 입력된 개인 정보를 이용해 영상 훈장님과 대화하며 진행하는 인터랙티브 시스템이다. 즉 훈장님이 학생 이름을 일일이 불러가며 퀴즈를 진행한다. 관람객은 주어진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모든 문제를 통과하면 과거 시험을 치르게 되고, 과거에 합격하면 게임에서 이기게 된다.

△'사이버 안동읍성'은 일제강점기와 근현대화 과정에서 사라져 버린 안동의 시내를 200년 전 거대한 읍성이 존재했던 조선시대로 되돌려 놓은 듯한 한쪽벽면 가득한 지도위에 펼쳐보여준다. 문화원형 한옥마을 과제에서 개발한 관아, 사대부가, 누정건물들이 한눈에 보여 진다.

△'퀴즈! 7층 전탑과 봉정사'는 퀴즈를 풀면 신세동7층 전탑과 봉정사 대웅전을 한단계씩 완성할 수 있으며, △'하회탈춤 UCC'(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는 안동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배워보고 체험하는 코너. 실제 탈춤을 배우고, 자신의 탈춤을 동영상으로 녹화할 수 있으며, 녹화된 동영상은 안내데스크에서 USB메모리나 CD롬에 저장해서 가져 갈 수도 있다. 이밖에 청음기 시스템을 이용해 베틀노래, 삼삼기노래, 한두실상여놀이, 안동사투리 등 전통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클릭! 옛 소리'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설화 애니메이션 코너인 '주니어 옛이야기 톡톡', 영상으로 만들어진 월영교 강물에서 가상의 달걀불놀이를 체험하는 인터랙티브 코너도 있다.

이 박물관의 가장 큰 자랑거리 중 하나는 '4D FX 영상관'. 80석 규모의 4D 영상관에서 3D(3차원) 입체 영상과 함께 물 분사, 바람 분사, 안개 효과, 번개 효과, 의자 효과 등 다양한 특수 효과를 체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영상 상영시간은 17분으로 HD급 풀 CG(컴퓨터 그래픽)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중앙 스크린은 300인치, 좌우 150인치의 3면 스크린으로 구성돼 다이나믹한 영상 효과가 가능하다. 이야기는 후삼국 통일의 중요한 기점이었고, 안동의 지명을 탄생시킨 배경이 되는 고창 전투의 중심에서 펼쳐진다. 고려 태조 왕건과 후백제 견훤의 대립 상황.

고창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며 고려의 개국 공신인 삼태사 즉 김선평, 권행, 장정필 세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역사와 문화를 바라보는 바른 시각을 가지고 있었고, 새로운 시대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남다른 능력을 갖추었던 옛 안동의 인물들의 삶과 행적을 돌아보며, 현재까지 이어지는 그 정신과 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영상물이다. 모션캡쳐를 통해 인물의 생생한 움직임을 재현했고 인상적인 전투장면을 만들었으며, 철저한 고증을 통해 당시 무기와 복식도 복원했다.

박래근 관장은 "우리 박물관은 그 동안 안동시가 추진해 왔던 전통문화의 연구'기록'보존 사업의 결정판"이라며 "첨단 기술을 이용해 과거의 문화, 유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은 우리 박물관의 가장 큰 자랑"이라고 했다.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은 매주 월요일과 설날, 추석에는 휴관한다. 다만 이번 추석에는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무료관람을 실시한다.

◇ 유교문화박물관(www.confuseum.org / 054)851-0800)

한국국학진흥원 내에 유교문화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국내 유일의 유교문화박물관이 있다. 국보 제132호인 징비록을 비롯해 250여 종 3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특히 지난 2005년 7월 완공된 장판각에는 목판 5만1천여 장과 고문서 20만 점을 보관하고 있으며, 목판 10만 장 수집운동과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 안동민속박물관(http://adfm.or.kr / 054)821-0649)

유교문화 특히 관혼상제를 중점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야외박물관에는 보물인 석빙고를 비롯해 안동댐 건설시 수몰지역에 산재해 있던 전통 고가옥 20여점의 중요 생활 문화자료와 KBS 드라마 촬영장 등이 있다.

◇ 안동독립운동기념관(www.815andong.com / 054)823-1555)

안동은 독립운동의 발상지이자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곳.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지난 광복절에 독립운동기념관을 열었다. 92억 원을 들여 임하면 천전리 옛 협동학교 터에 연건평 2천800여㎡ 규모로 지었다.

◇ 안동대학교박물관(http://museum.andong.ac.kr / 054)820-5248)

경북 북부지역 유일의 종합박물관. 임하사 전탑지에서 출토된 은제 사리함과 태화동에서 출토된 금동화살통 장식, 임하고분군 등 고고학과 민속학, 복식사 자료 6천여 점이 소장돼 있다. 지난 1998년 정하동에서 발굴된 '원이 엄마의 마지막 편지'도 있다.

◇ 경북산림과학박물관(www.gbfsm.or.kr / 054)855-8681)

도산면에 위치한 이 박물관에서는 생물의 탄생과 진화, 대자연의 경이로움, 산림과 숲의 진화과정, 우리 조상들이 산림자원을 과학적으로 활용해 만든 주거문화와 생활용품, 문명의 발달로 인한 숲의 파괴와 그에 따른 피해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 안동물문화관(http://andong.kwater.or.kr / 054)850-4204)

지난 5월 안동호 월영교 옆에 문을 열었다. 안동호의 생태계를 비롯해 사이버 철새조망대, 물과 안동의 유래, 공민왕과 영호루, 물에 잠긴 내 고향(수몰의 역사), 물 관련 3차원 입체동영상 등 물을 테마로 한 다양한 전시공간이 마련돼 있다.

◇ 이육사문화관(www.264.or.kr / 054)840-6593)

지난 2004년 이육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고향인 도산면 원천리에 문을 열었다. 이육사 선생의 독립운동에 관한 자취와 문학작품을 살펴볼 수 있는 문학관과 생가 모형, 연못, 오솔길, 청포도 밭, 샘터 등이 위치하고 있다.

◇이렇게 다녀보세요

▲안동시내 코스

태사묘→동부동5층전탑→임청각정침군자정→신세동7층전탑 →법흥동 고성이씨종택→민속박물관

(드라마촬영장)→조각공원 →안동댐(해상촬영장)→옥동3층석탑→서악사→영호루→귀래정

▲임하댐 코스

선어대→안동향교→역동서원→의성김씨종택→백운정→임하댐→사빈서원 →전주류씨무실종택→

봉황사→지례예술촌→용계은행나무

▲휴양림 코스

홍은사→묵계서원→만휴정→계명산자연휴양림→용담사→금정암 →송사동소태나무→대사동모전석탑

▲암산유원지 코스

무릉유원지→암산유원지→구리측백나무자생지→고산서원→조탑동5층전탑 →손홍량유허비→소호헌

▲봉정사 코스

임천서원→권수홍신도비→창렬서원→학봉종택→광풍정→경당종택→안동숭실재 →안동권씨능동

재사→명옥대→봉정사→개목사→광흥사→안동김씨태장재사

▲하회마을 A코스

체화정→예안이씨종택→마애숲→양소당→삼소재→삼구정→청원루→비안공구택 →화산권주종택→

하회마을

▲하회마을 B코스

장승공원→하회동탈박물관→영국여왕방문기념전시관→전서공기적비→하동고택→삼신당→주일재

→남촌댁→양진당→충효당→류시주가옥→빈연정사→원지정사 →만송정→하회별신굿탈놀이전수

회관→병산서원→화천서원→옥연정사→부용대→겸암정사

▲ 제비원 코스

석수암→이천동석불상→옥산사→석탑리방단형적석탑→학가산성

▲도산서원 코스

오천유적지→한국국학진흥원→산림과학박물관→농암시비→도산서원→퇴계종택 →퇴계기념공원→퇴계묘소→이육사문학관→이육사시비→도산청소년수련의집→왕모산성→퇴계태실→분강서원 →용수사→도산온천→고산정→농암종택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