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고택 및 농촌체험

입력 2007-09-20 17:12:58

대표적 양반도시로 알려진 안동에는 수많은 종택과 고가옥이 가득하다. 예전부터 알음알음으로 종갓집에서 하룻밤 묵어가는 경우가 있었지만 안동의 고택들이 본격적으로 빗장을 푼 것은 지난 2004년부터. 그간 굳게 닫혀있던 대문을 열면서 선비의 숨결과 기품, 전통 가옥의 정취를 느껴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주 5일 근무제가 본격 시작되고 체험관광이 새로운 국내 관광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안동의 고택 및 사찰 체험도 갈수록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퇴계종택, 농암종택, 임청각, 지례예술촌 등 대표적인 종택 7곳을 비롯해 하회마을, 수애당, 경덕재 등 고택 37곳과 봉정사, 용수사, 해동사 등 사찰 3곳이 체험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고택 체험의 경우 농촌 전통 테마, 한지, 예절체험 등 고택 주변에서 운영하는 다른 프로그램과 자연스레 연계돼 가족 단위 참가자가 급속히 늘었다. 일부 종택의 경우 예약조차 어려운 실정.

지난 해 안동지역에서 고택 체험을 즐긴 관광객은 하회마을 34개 고택에서 1만 4천 500여명, 지례예술촌 3천 100여명, 수애당 6천 560여명, 농암종택 2천 150여명, 임청각 1천 300여명, 용수사 1천 700여명 등 무려 3만 1천 500여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는 주한외국대사 가족 등 5천여명의 외국인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농촌 전통체험도 색다른 프로그램을 갖추면서 인기를 더하고 있다. '하회정보화마을'(http://hahoe.invil.org / 054)841-2896) 테마체험은 놀토 최고의 체험장으로 꼽힌다. 이곳에서는 매월 특별한 테마를 가진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연날리기, 한지 만들기, 분재 등 다양한 주제와 함께 딸기, 참외, 멜론, 사과, 배 등 친환경 농산물을 직접 따보는 행사가 열려 연간 2천여명이 찾는다.

농암종택이 자리한 도산면 '가송리마을'(http://gasong.go2vil.org / 054)859-6660)은 가족단위 농촌 체험자들에게는 이미 널리 알려진 명소. 영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청량산 줄기와 낙동강 상류의 깨끗한 물줄기가 마을을 휘감아 돌면서 인근에서 찾아보기 힘든 뛰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차려주는 식사도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간고등어와 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로 만든 갖가지 반찬은 밥 한 그릇이 부족할 정도. 여름철 래프팅과 함께 식혜, 감자송편, 솥뚜껑부침, 안동국수 등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도 가능하다. 밤이면 마을회관 앞에서 캠프파이어가 펼쳐지고, 잔불에 감자, 고구마를 구워먹는 맛도 그만이다.

지난 2004년부터 농림부로부터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와룡면 중가구리 '안동댐 녹색체험마을'(054)856-5632)에서는 두부와 손국수 만들어 먹기, 농작물 재배 체험, 가마니짜기 등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56억 여원을 들여 추진 중인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농산물직거래장터, 전통농업체험관(도농교류센터), 허브길, 건강관리실 등이 들어서 체험과 숙박, 건강관리, 문화탐방까지 한 곳에서 가능한 최고의 체험장으로 변모하게 된다.

안동시 문화관광과 김명대 담당은 "현대 주거문화에 익숙한 고택 체험객들을 위해 화장실과 샤워실, 취사실 등 숙박 및 편의시설 개보수를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며 "올해도 9곳의 고가옥을 추가 개방하고, 행랑체험, 선비체험, 종가음식체험, 종가황토방체험 등 테마가 있는 숙박체험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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