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7일 또다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집값 안정 대책을 비판했다. 지난 6월 대운하 공약과 지난 10일의 신한반도 구상을 깎아내린 데 이어 세 번째다. 대운하에 대해서는 "제정신 가진 사람이 누가 투자하겠느냐"고 했고, 신한반도 구상에 대해서는 "달랑 승차권 한 장 들고 편승" 운운하며 이 후보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번에는 아예 '망발'이라는 용어까지 써가며 비난했다. "신도시 개발보다 서울 도심을 재개발하는 것이 낫다"는 이 후보의 신문 인터뷰를 문제 삼은 것이다.
그러잖아도 노 대통령은 통합신당의 非盧(비노), 反盧(반노) 주자에 대해 몇 차례나 자격시비를 일으켜온 마당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좌충우돌 선거 때까지 적대적인 개입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선관위의 거듭된 자제 요청이 노 대통령에게는 마이동풍이었음이 재확인될 뿐이다.
대통령이 그렇게 한가한 자리인가. 민생, 공직비리 등 임기 말 정부 관리를 하는 데만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걸핏하면 배 놔라 감 놔라 하며 남의 제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그의 발언을 보면 거의 편집증적인 공격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신의 정책은 절대선이고 아무도 고칠 수 없다는 독선에서 출발하고 있다. 걸핏하면 대못질을 하겠다는 언급이 뒤틀린 정책인식을 보여준다.
같은 정권 아래서도 상황과 정세에 따라 신축성 있게 바뀔 수 있는 것이 정책이다. 영구불변의 정책이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더구나 대운하나 한반도 구상, 집값 안정 대책은 자신의 임기와 무관한 정책들이다. 그 실효성을 짐작하기도 쉽지 않다. 그런 문제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입을 댄다는 것은 5년 임기 대통령의 권한 밖이다. "자신의 임기나 잘하라"는 비아냥에 대해 뭐라고 대꾸할 것인가. 하는 일 없이 온갖 시비만 일으키는 '건달정부'라는 세간의 지적이 그냥 나온 것은 아닐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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