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수시지원 후유증 극복하기

입력 2007-09-18 07:59:42

수시2학기 원서 접수가 마감됐다. 모집정원의 50%를 차지하기 때문에 합격에 적잖은 기대를 가지고 원서를 냈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높은 경쟁률에 당황하며 향후 입시 대비 방법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수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도 최종적으로는 정시까지 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수능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차분한 마음으로 공부에 전념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다. 수시 원서 접수 이후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잡고 학업에 몰두하는데 도움이 되는 사항들을 짚어본다.

▶ 수시 여파에서 벗어나라

수시2학기 원서 접수가 가져온 여파는 의외로 커 보인다.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자료 없이 여러 대학의 합격 가능성을 따져봐야 했고, 자기소개서와 수학계획서 같은 서류를 갖추느라 힘을 쓰기도 했다. 내신 성적이 좋지 않아 수시 지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학생들도 나름대로 아쉬움이 커 공부에 몰두하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다. 수험생들은 몸과 마음이 지치고 주변이 어수선한 이 시기가 마지막 승부처라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가 생활과 학습 리듬을 되찾고 수능 대비에 전력을 쏟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적잖은 고3생들이 2학기 중간·기말시험을 열심히 치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수시2학기에는 1학기까지의 성적만 반영되는 데다 정시에서는 내신 비중이 수시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수능 준비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10월 초에 실시되는 마지막 시험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말시험 범위는 수능시험에서 중요한 내용이 많으므로 시험공부를 하면서 마지막 정리까지 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내신 전체로 보면 3학년 2학기 시험의 비중이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이제 와서는 그다지 떨어질 것도 오를 것도 없다는 식의 생각은 위험천만하다. 수능 점수 1점 못지않게 내신 1점도 중요하다. 3, 4일인 시험기간에 다른 공부를 해 봐야 그다지 생산성도 없는 바에야 수능 대비까지 겸할 수 있는 학교 시험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다.

▶ 바쁠수록 느긋하라

수능시험은 이제 60일도 채 남지 않았다. 마라톤으로 치면 40km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최종 순위는 아직도 바뀔 여지가 크다. 마지막 스퍼트에 들어가려면 지금까지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가운데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무리하게 욕심을 내다가 자세가 흐트러지면 레이스를 망칠 가능성이 크다. 평소 공부와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시간이 없다고 벼락치기 자세를 갖거나, 힘이 든다고 페이스를 늦추면 골인 지점 앞에서 주저앉을 수도 있다.

남은 기간 자신만의 패턴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령 일주일 가운데 4일은 집중해서 공부하고 이틀은 여유롭게, 하루는 휴식을 갖는 식이다. 수면 시간을 줄이는 것도 위험한 발상이다. 하루 5, 6시간은 자야 신체와 정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학교 교실에서의 생활에도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수능시험이 다가올수록 교실 분위기는 어수선해진다. 모두들 마음이 불안하고 조급하기 때문이다. 수시2학기 원서 접수 결과 비슷한 심리 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에 잡담을 하거나 공부 외적인 것에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의식도 작용할 수 있다. 이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현명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수능 당일 좋은 컨디션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매일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하루 15분 정도의 맨손체조나 스트레칭만으로도 크게 효과를 볼 수 있다. 수능시험은 고도의 정신 집중과 체력을 요하는 단판 승부다. 여기에 대처하려면 실력 못지않게 몸과 마음도 단단히 해야 한다.

▶ 문제풀이와 방송교재 활용

지금 수험생들의 공부는 대개 실전문제 풀이 위주다. 거의 기계적으로 하루 종일 문제를 푸는 학생도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문제풀이에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수험생들이 만나는 문제는 손쉽게 풀 수 있는 것과 곧바로 답을 구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뉘지만 푸는 자세는 다를 게 없다. 얼핏 보기에 손쉬운 문제라고 해서 대충 답을 고르는 것은 금물이다. 채점을 하다가 틀린 경우라도 대충 풀었다는 핑계로 얼버무릴 여지가 큰데 이런 습관이 들면 실전에서 대단히 위험하다. 쉬운 문제라도 내용을 정리한다는 자세로 꼼꼼하게 풀이를 해야 한다.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당황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해진 시험시간 내에 쉽게 풀 수 없는 누구나 만날 수 있지만 대하는 태도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긴장과 초조감이 심한 학생은 가슴만 답답해하다가 시간에 쫓기기 일쑤지만 여유가 있는 학생은 1, 2분 남은 동안에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다. 이는 평소 문제풀이 습관에서 비롯된 차이다. 문제를 풀다가 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정답과 해설을 보는 것은 좋지 않다. 모르는 문제일수록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는 근성을 가져야 긴장을 떨칠 수 있고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정답은 가능하면 한 회 분을 다 풀고 나서 맞춰보는 것이 좋다. 그래야 개개 문제와 다른 문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답과 해설을 확인한 후 오답노트 정리를 해 두면 최종 마무리 단계에서 크게 효과를 보게 된다.

9월 모의평가에서 평가원은 일부 문항을 의도적으로 EBS 방송교재에서 그대로 출제했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교육 방송을 실질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로 볼 수 있다. 방송을 듣고 안 듣고는 각자의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교재는 반드시 풀어봐야 한다. 방송교재를 짐으로 여기지 말고 이왕 문제집을 풀어볼 것 같으면 방송교재로 하겠다고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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