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차례는 우리 고장 술로…" 경북의 전통주들

입력 2007-09-15 07:22:18

경주법주서 '천수만복' 첫 선…과하주·호산춘도 꾸준한 인기

명절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술이다. 가족·친지 등 여러 사람들이 모였을 때 분위기를 돋우거나 제사를 지낼 때, 아니면 손윗사람을 찾아갈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술. 명절의 감초, 술은 쓰임새만큼이나 종류도 다양하고 값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면 대구·경북에서 제조, 시판되고 있는 명절 술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저마다 정통성을 내세운 향토의 민속·과실주들은 추석을 앞두고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우리 고장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대표적인 명절 차례주는 경주법주. 경주법주는 통일신라시대부터 내려오는 궁중비법으로 빚어 고유한 맛과 향이 살아있는 우리나라의 명주로 알려져 있다. 원료가 일반미 100%인 고급 순미주(純米酒)로 유명하다. 특히 명절 때마다 새로운 디자인을 한 용기에 담은 술을 선물용으로 출시, 전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번에는 선물세트 6종(매·특매·난2·국·죽·백호)을 출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판매가는 매호(도자기 700㎖ 2병) 3만 3천600원, 특매호(700㎖ 2병) 3만 3천600원, 난2호(700㎖ 1병+유리병 700㎖ 1병+화랑 미니어처) 2만 6천800원, 국호(700㎖ 2병) 3만 3천600원, 죽호(700㎖ 2병) 3만 3천600원, 백호(유리병 700㎖ 2병+화랑 미니어처) 2만 500원이다.

우리 찹쌀 100%로 빚은 순미주 '화랑(花郞)'도 경주법주의 명작. 화랑은 150여 일간의 발효·숙성을 통해 맛과 향이 조화를 이뤄 고급주의 대명사가 됐다. '화랑'은 지난 11일 국세청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주류품평회'에서 대한민국 명품주로 선정됐다. '화랑' 선물세트는 3본세트1(유리병 375㎖ 3병+미니어처) 1만 4천 원, 3본세트2(유리병 375㎖ 3병+유리잔 2개) 1만 9천200원, 도자기(900㎖) 2만 1천900원. 또 경주법주가 올 추석 처음 내놓은 청주(淸酒) '천수만복(天壽萬福)'은 국내산 쌀을 30% 도정, 토함산 맑은 물로 빚어 맑고 깨끗하다. 700㎖ 1병 4천50원, 700㎖ 2병 8천100원, 1천800㎖ 1병 8천750원. 경주법주(경주 시래동)는 대구의 주조회사 (주)금복주의 자회사로 1972년 설립됐다.

경북에서는 20여 종의 전통주가 제조돼 갖가지 브랜드로 시판되고 있다.

대표적인 전통주는 1987년 5월 경북도무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된 김천의 '과하주(過夏酒)'로 여름을 지나는 술이란 뜻. 독특한 향기가 있고 맛이 좋아 조선시대에는 임금님께 진상하는 상품주였다. 현재 시판되는 '과하주'는 쌀과 소맥으로 빚은 알코올 도수 23도와 찹쌀로 만든 16도 등 10종. 가격은 알코올 도수 16% 소주 700㎖ 1병 1만 1천 원, 알코올 도수 23% 소주 400㎖ 1병 1만 원, 700㎖ 1병 1만 5천 원, 1천㎖ 1병 2만 원. 선물세트로는 2만 5천, 3만, 3만 5천 원짜리를 출시했다.

문경(산북면)의 호산춘(湖山春·경북무형문화재 18호)도 전통 명주로 유명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선 초기 황희 정승의 증손인 황정이 낙향, 집성촌 황씨 종택에서 사용한 제주 또는 접빈주로 12분도 일반미 상품의 멥쌀과 찹쌀, 밀을 갈아 껍질을 제거한 곡자, 솔잎 햇순의 속잎, 황 씨 종택의 물 등이 원료로 사용된다. 담황색을 띠며 솔잎이 첨가돼 솔향이 그윽하고 맛이 부드러우면서 짜릿한 느낌. 알코올 도수는 18도로 쌀 한 되에 술 한 되가 나온다. 값은 900㎖ 도자기 1병 1만 5천 원, 700㎖ 유리병 1만 2천 원.

영주서 생산되는 오정주(五靜酒)도 정상급 전통주다. 1670년경의 문헌에 전해지고 있으며, 임원십육지(1827년), 증보산림경제(1760년) 등에 기록이 있다. 영주 고현동 박찬정 가(家)에서 4대째 제조비법이 전승. 소백산 청정약수에다 우리 쌀과 밀로 만든 누룩, 황정·창출·송엽 등 약초로 빚어 저온에서 100일 이상 숙성한 것으로 뒤끝이 깨끗한 것이 특징. 350㎖ 도자기 1병 1만 4천 원, 500㎖ 유리병 1만 1천 원, 700㎖ 도자기 1병 2만 5천 원.

'안동소주'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명주다. 민속주 안동소주, 전통명주 안동소주, 일품 안동소주 등 3곳에서 제조하고 있다. 모두 증류식 소주로 뒷맛이 깔끔한 것이 특징. 가격은 ▷민속주 안동소주(인간문화재 조옥화 제조)=400㎖ 도자기 1만 6천 원, 600㎖ 도자기 2만 5천 원, 800㎖ 도자기 2만 8천 원 ▷전통명주 안동소주=360㎖ 3천 원, 선물세트(4병들이) 1만 3천 원, 35도 선물세트(3병들이) 1만 5천 원, 800㎖ 도자기 2만 8천 원, 800㎖·400㎖ 선물세트 5만 원 ▷일품 안동소주=21도 350㎖ 3천 원, 40도 350㎖ 5천 원, 400㎖ 도자기 하회탈병 1만 8천 원, 800㎖ 도자기 하회탈병 3만 2천 원, 400㎖ 선물세트 4만 원, 400㎖ 신랑·각시 도자기병 각 1만 6천 원, 400㎖ 신랑·각시 도자기병세트 3만 7천 원 등이다.

영양의 '초화주'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백미·소맥분과 한약재 12가지, 아카시아벌꿀 등을 원료로 만든 것으로 특히 설 명절 때 인기를 끄는 편. 알코올 도수 41% 800㎖ 도자기 3만 6천 원, 30% 375㎖ 유리병(2병) 1만 8천 원.

지역 특산물인 감과 포도, 자두 등을 원료한 과실주, 즉 와인도 근래 들어 독특한 맛과 향을 자랑하며 여러 브랜드로 출시되고 있다. 청도 풍각면의 청도와인(주)이 2003년부터 생산하는 감와인 '감그린'은 2005년 부산APEC 정상회담 만찬주, 제87회 전국체전 만찬주 등에 선정된 명주로 경부선 폐터널에서 숙성한 건강주로 유명하다. 고품격 감와인 750㎖ 1만 8천 원, 375㎖ 2병 2만 원, 최고급 정통감와인 750㎖ 2만 5천 원, 375㎖ 2병 2만 6천 원.

또 최근 지역에서 처음으로 포도 아이스와인을 생산, 시판에 들어간 영천 금호읍의 '한국와인'은 아이스와인 375㎖ 4만 원, 레드·로제·화이트 750㎖ 2만 1천 원, 375㎖ 1만 3천 원에 판매하고 있다. 또 김천에서는 자두 와인이 생산되고 있고, 문경(생달주조)에서는 오미자·복분자·산머루 등을 원료한 과실주를 '오감만족' 등의 브랜드로 출시, 375㎖ 1병에 소비자가 5천 원씩 받고 판매하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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