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망권 빼어난 아파트-찜통 조립식 건물 혼재
'스위트 룸에서 깡통까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울진원전본부에서 사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주거형태를 두고 사내에 떠도는 우스갯 소리다.
높은 연봉에다 유치원, 파3 숏게임을 할수 있는 미니 골프장이 달린 골프연습장, 라이트 시설 설치로 야간경기가 가능한 인조잔디 구장, 수영장, 볼링장은 물론 심지어 양식당에다 바(bar)까지 딸려 있는 사택단지 등으로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공기업 중에서도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한수원이지만 사원들의 주거공간만은 천차만별이다.
1천300여명의 직원들이 사는 주거지역은 크게 4곳. 울진읍 100여가구, 죽변면 28가구, 삼척에 23가구가 있고 나머지는 대규모로 조성된 북면 사택단지 등이다. 북면 사택단지는 다시 20층의 만호동과 상록관, 3~5층의 일반 아파트, 그리고 조립식 샌드위치 판넬로 된 청솔관 등으로 구분된다.
가장 선호하는 공간은 178가구가 사는 20층의 만호동. 25평 형에다 조망권도 그만. 남으로는 시가지, 산과 들판이 한 눈에 들어오고 바다가 발 아래에 놓여 있다. 올 여름 열대야로 대부분 밤잠을 설칠 때 추워 창문을 닫고 잠을 청할 정도였단다. 만호동은 직원들 사이에서 '스위트 룸'으로 불리며 꿈의 공간으로 통한다.
상록관도 인기. 만호동과 같이 15층의 고층에다 오피스텔처럼 꾸며져 있어 혼자 지내기엔 그만이다.
울진 아파트도 선호 대상이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대도시 아파트와 달리 야트막한 구릉이나 강가에 단독 건물로 위치해 조망권이 좋다. 또 군청 소재지인 만큼 유치원에서부터 초·중·고, 그리고 각종 학원까지 즐비해 자녀 교육측면에서 특히 선호도가 높다.
사택내 3~5층 일반 아파트의 선호도는 보통.
가장 선호도가 떨어지는 곳은 60가구 규모의 조립식 판넬 주택인 청솔관. 단층에다 판넬이라서 여름철은 그야말로 찜통이다. 직원들 사이에선 깡통으로 통한다. 공간도 고작 4평. 바로 옆에 36타석의 골프연습장이 있어 소음 공해에도 시달린다. 불면증을 호소하는 직원도 있어 오후 9시 이후에는 소리가 큰 골프채를 못 치게 할 정도다.
한 직원은 "청솔관엔 주로 신입사원들이 배정되는 등 숙소 배정에 불만들이 많다."면서 "만호동이나 울진 아파트까지는 아니더라도 깡통 신세만을 면하는 게 올 해 목표"라고 했다.
이에 한수원 측은 "직위, 가족 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정하고 있으며 신규 아파트 건립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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