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버섯과 암의 관계

입력 2007-09-13 16:46:41

젊은 사람에게 갑작스럽게 검버섯이 생기거나 노인들에게 검버섯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 암이 의심될 수 있다.

검버섯이란 얼굴과 목, 팔 등 피부에 조금씩 생기는 '지루 각화증' 또는 '노인성 흑자'라고 불린다. 일반인들은 흔히 '저승꽃'이라고도 불리는 검버섯을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노인성 피부질환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검버섯은 자외선에 노출되는 야외활동이 많은 젊은 사람들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나이를 먹으면서 더 많이 생긴다.

특징은 피부표피의 각질형성세포로 구성된 분홍색 혹은 갈색의 납작한 반점으로 시작해 진행됨에 따라 사마귀 모양으로 볼록해지고 개수도 증가된다. 검버섯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가족력이 있다.

통계에 의하면 태양광선에 많이 노출된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검버섯이 많은 것으로 조사돼 햇볕이 검버섯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추정된다.

◆검버섯과 피부암과의 관계=검버섯은 그 흉측한 모양새 때문에 대개의 사람들이 '이거 피부암이 아닐까'라고 걱정하지만 결론을 말하면 검버섯 자체는 양성종양에 불과하다.

다만 아주 드물게 검버섯이 피부암으로 진행된다는 학계의 보고는 있다. 따라서 이미 있던 색소모반의 모양, 크기가 바뀌거나 색이 변하고 가려우며 작열감과 통증이 동반되고 출혈, 궤양 등 상태가 확연히 변하면 악성종양임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대표적인 피부암인 흑색종은 초기에 그냥 보통의 검은 점이나 반점으로 가볍게 여기거나 검버섯으로 오인할 경우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이 경우 전문의와의 상담을 필수적이다.

드문 경우이지만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인자로 알려진 인간유두종 바이러스(HPV)가 검버섯에서 검출돼 원인인자로 추정되기도 한다.

◆검버섯과 일반 암과의 관계=최근 세브란스병원 피부과에서는 갑자기 검버섯이 생기거나 증가한 환자 11명의 피부조직 검사 결과 3명이 암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고 발표해하면서 검버섯과 암과의 관계에 관심이 높아졌다.

이는 성인에게서 내부 장기에 암이 생겼을 때 피부에 갑자기 가려움증이 동반된 지루각화증의 수가 증가하는 레제트렛트 징후와 관계가 깊다. 이 때 흔한 악성종양은 위에 발생한 암이며 가끔은 림프종, 백혈병, 유방암, 폐암 등에서도 발생 할 수 있다.

그러나 노인에게 흔한 검버섯과 악성종양 발생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다. 검버섯 자체가 흔한 질환이면서 노년층으로 갈수록 위암의 걸릴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다만 젊은 층에서 위암과 같은 내부 장기암과 관련한 검버섯의 발생률은 상대적으로 작다. 따라서 젊은 사람에게서 갑자기 검버섯이 증가하면 레제트렛트 징후일 가능성을 고려해야한 한다. 즉, 검버섯이 내부 장기에 암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전령사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전에 없던 반점이나 가려움증이 생기면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검버섯이 악성종양은 아니라 할지라도 일반인들이 악성종양과 검버섯의 정확한 구분을 하기란 쉽기 않기 때문이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학병원 피부과 정현 교수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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