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그렇지 않던 사람이 어느 날부터 얼굴에 검푸른 기운이 돌면 주변에서 '간이 안 좋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실제로 이런 사람들은 간에 질환이 있거나 간이 약해져 있는 상태일 때가 많다.
또 눈과 눈 사이, 눈썹과 눈썹 사이에 푸르스름한 정맥이 드러나 있다면 대개 편두통을 앓고 있거나 신경이 예민해졌다는 표시가 된다. 어린 아이들 중에서 눈썹과 눈썹 사이 푸른 기가 보이면 짜증을 잘 내거나 밥을 잘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얼굴과 피부는 몸 속 건강상태나 정서적 불안감을 알아볼 수 있는 신호판 역할을 한다. 특히 몸에 양성 혹은 악성 질환이 있으면 얼굴을 비롯해 피부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병의 존재를 보여준다. 그 단서들을 알아본다.
◆얼굴과 건강신호=콧잔등이 푸른빛을 띠면 간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고 코끝이 푸른 빛을 보이면 복통이 잦고 코끝이 맑지 못하고 노란 빛을 보이면 배뇨장애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얼굴 전체에 윤기가 없고 푸른빛이 돌 정도로 창백하다면 폐에 이상이 없는지를 의심해보아야 한다. 폐와 관련된 기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결과이다.
유독 얼굴이 노랗게 뜬 사람은 소화기가 약하다. 이는 소화에 관여하는 담즙이 제대로 내려가지 못하고 얼굴에 넘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직장인들 중에서 오전엔 멀쩡하다가도 오후로 갈수록 얼굴이 검어지는 사람이 있다면 콩밭에 이상이 있다고 봐야 한다.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였거나 잠이 부족할 때 나타난다.
수시로 얼굴이 붓고 붉어지면서 열이 나면 심장과 두경부에 열이 많아 생기는 현상들이다.
여성들에게 많은 기미는 간이 좋지 않거나 신장기능이 약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생겨난다.
◆악성 종양과 관련된 피부신호=유방, 위장, 폐, 난소와 자궁 등에 악성종양이 있으면 몸과 두피 등에 결절이 많이 생겨난다. 결절은 인체조직 안에 자루모양의 내벽이 생기고 그 안에 액체가 차는 낭포가 생긴 것으로 모양은 둥글며 눌러도 아프지 않다. 손목과 손등 등에 잘 생긴다.
피부 밑을 흐르는 혈관과 관련해 바늘로 꼭꼭 찌른 것처럼 붉은 반점(점상출혈)이 생기거나 이보다는 크게 조직 안으로 나온 혈액이 피부표면으로 드러난 자색의 반점(반상출혈)이 있어도 몸속에서 자라고 있는 악성종양과 관련이 깊다. 혈관이 메두사 머리처럼 얽히는 현상도 마찬가지이다.
장벽이나 폐에 종양이 있으면 10~30분간 얼굴에 발작적인 홍조가 나타날 수 있으며 눈 주변에 부기가 생긴다. 전이성 암과 백혈병, 림프종이 있으면 몸이 자주 가려운 소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유두 한 측면에 습진성 발진이 생기면 유방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눈두덩이에 홍반, 종창이 보이고 연자색의 반점이 나타나며 근육이 쇠약해지면 남자는 폐암, 여자는 유방과 난소암과 관련이 있다. 특히 이런 증상이 40세 이후 나타나면 종양의 발생빈도가 높다.
손바닥과 발바닥에 군살이 심해지는 과각화증이 있은 후에는 식도에 악성종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족력이 보고 된 바도 있다.
악성림프종의 경우 두피나 턱수염에 경계가 뚜렷한 탈모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부신과 난소에 악성종양이 있으면 솜털이 과도하게 자라기도 한다. 폐, 대장, 담낭 등에 악성질환이 있어도 솜털이 과도하게 자란다.
성인의 경우 갑자기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물고기 비늘 같은 각화증(어린선)이 보이면 고형암과 관련이 있다.
대구가톨릭대학병원 피부과 정현교수는 "피부에 나타나는 이상현상들이 전적으로 악성종양과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고 전제한 후 "하지만 피부를 통해 몸 속의 질병이나 이상징후가 노출 될 수 있으며 또한 피부자체는 병적인 이상증상을 검사하기에 편리하고 검사물 수집도 쉬워 몸 안 질병에 대한 진단적 가치는 높은 편이다."고 밝혔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학병원 피부과 정현 교수. 신정식 한의원 신정식 원장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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