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정윤재 파장 확산…뒤숭숭한 청와대

입력 2007-09-13 10:00:07

청와대가 변양균 전 정책실장, 정윤재 전 대통령의전비서관 사건의 파장이 커지면서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11일 변 전 실장의 부인 박모 씨와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해 새로운 논란 거리가 되자 파문 확산 방지에 안간힘이다.

◆윗선은?=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2일 "'신정아 게이트'에 변 전 실장보다 더 거대한 권력의 힘이 개입됐을 것"이라며 "권력 핵심자 2, 3명이 연루됐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양숙 여사는 12일 '도서 관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과 저도 서로 '그런데 윗선이 누구지' 그렇게 이야기했다."며 이른바 '윗선'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11일 변 전 실장의 부인 박 씨와 오찬을 한 데 대해 청와대는 "너무 힘든 일을 당해 위로차원에서 점심을 함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변 전 실장의 검찰소환을 앞둔 시점이어서 권 여사의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해찬 전 총리도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와 자신과의 관련의혹을 제기한 정치권 주장에 대해 12일 "신정아 사건 연루설은 음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비서실 개편?=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신정아 전 동국대교수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변 전 실장을 자체 조사했으나 검찰조사에서 확보된 물증을 들이밀기 전까지 계속 발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신 씨가 청와대에 두 차례나 들러 변 전 실장의 사무실 미술품 배치를 조언한 사실이 있었으나 청와대는 이에 대한 확인을 게을리했다. 결국 청와대는 변 전 실장의 해명만 믿고 대통령에게 신 씨와 무관하다고 보고해 대통령이 "깜도 안 되는 의혹"이라고 잘못 판단토록 한 책임을 면키 어렵게 됐다.

문제는 이번 사태는 초기 대응을 잘못해 문제를 키운 비서실 시스템의 붕괴 차원이기 때문에 어디까지 책임을 지우느냐가 고심거리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저를 포함해 개인들의 (사의 표명)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전해철 민정수석의 책임론이 먼저 거론된다. 자체 조사로 실체를 파악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언론이 무책임하게 사태를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한 홍보수석실 인책론도 나온다. 한나라당에서는 문재인 비서실장까지 물러나라고 공세를 퍼붓고 있다.

문 실장까지 물러나는 대폭 개편 상황이라면 비서실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는 상황까지 예측할 수 있다. 대통령 임기가 5개월여 남았을 뿐이고, 10월 2~4일 남북정상회담 등 현안이 산적해 비서실 역할이 무거울 때여서 청와대의 고민은 더욱 깊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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