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車가 도시 전체 먹여 살린다
지난달 21일 일본 나고야시 중심가. 역사, 백화점, 호텔 등이 들어있는 254m 높이의 쌍둥이 빌딩 JR(일본철도)센트럴 타워 주변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시민들로 가득했다. 나고야의 관문에 모여드는 사람만 하루 평균 150만 명. 나고야는 활기로 넘쳐났다.
◆활기로 넘쳐나는 나고야
"일본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죠. 실업률도 낮고 개인소득도 높아요."
중부지역의 중심도시 나고야가 일본 경제를 이끄는 도시로 급부상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도쿄권(도쿄부·가나가와·지바·사이타마현), 오사카권(오사카·교토부·효고·나라현)에 이어 '넘버 3'에 머물렀던 나고야권(아이치·기후·미에현)은 최근 도쿄권을 위협하는 경제규모로 성장했다.
2005년 말 나고야권의 인구는 1천112만 9천 명. 전국대비 8.8%로 도쿄권의 3분의 1에 미치지 못하고 오사카권에도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제조품 생산액은 53조 9천93억 엔(전국 대비 18.2%)으로 오사카권(12.5%)을 훌쩍 넘어선 일본내 2위. 도쿄권(18.9%)을 바짝 뒤쫓고 있다. 수출액도 전국 대비 19.9%로 오사카권(19.8%)을 넘어섰다.
이 같은 성장 뒤에는 세계 1위 도요타 자동차가 버티고 있어 가능했다. 지난해 도요타의 매출액은 23조 9천480억 엔. 나고야권 제조품 생산액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고 있다. 도요타가 나고야권을 먹여 살리는 거대한 동력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실제 나고야 도심에서 자동차로 40여 분 거리에 있는 아이치현 도요타시에 있는 도요타 본사와 공장을 오가는 동안 주민들의 생활은 도요타의 일상에 맞춰져 있었다. 도요타의 근무시간인 낮시간대에는 행인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와다 하지메 나고야대 법학연구과 교수는 "자동차산업은 소맷자락이 넓은 산업이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춘 부품회사들이 나고야에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나고야는 도요타자동차에 대한 의존도가 크긴 하지만 경쟁력을 갖춘 알찬 기업들도 즐비하다. 도자기, 그릇, 전기부품 등에서 수공업적 생산방식을 탈피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이들의 역할도 적지않다. 나고야 KR2경영연구소 한삼택 소장은 "이곳 사람들은 모노즈쿠리(물건 만들기)에 있어선 일본 최고를 자부할 정도로 손재주가 뛰어나다."며 "장인 정신에 첨단기술을 접목시켜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했다.
나고야시는 도요타만으론 만족하지 않고 외국자본 유치에도 열심이다. 나고야항과 2005년 개항된 중부국제공항을 활용해 전세계와의 교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쓰쓰이 나고야시 산업기획계장은 "중부경제산업국이 중심이 돼 2004년부터 해외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 '나고야 이니셔티브(Greater Nagoya Initiativ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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