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막판까지 찜통더위…이달 하순쯤돼야 숙질듯
회사원 서지원(32) 씨는 10일 밤 잠을 설쳤다. 귀를 울리는 모깃소리에 눈을 떠보니 몸 여기저기가 물려 있었고, 결국 뜬눈으로 모기들과 싸워야 했던 것. 서 씨는 "한결 선선해진 날씨에 창문을 열어놓은 채 잠들었던 게 탈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지만 여전히 극성을 부리는 모기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모기들의 습격'이 가을 문턱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
대구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일과 4일 달성군 가창면 행정리에 채집된 모기 개체수는 각각 311마리와 268마리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8마리, 75마리에 비해 무려 4배로 늘어난 것. 여름이 한창이던 지난달 7일 151마리와 13일의 275마리보다도 많다. 그러나 이는 주로 도심 외곽에서 축사를 공격하는 빨간집모기를 채집한 것으로, 실제 도심에서 목격되는 모기 개체수는 더욱 많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가을 모기'가 설치는 이유는 비가 잦고 습도가 높은 찜통더위가 여름 막바지까지 계속됐기 때문. 모기가 알을 낳을 수 있는 서식처가 늘어난 반면, 모기알이나 유충이 쓸려 내려갈 만한 '큰 비'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 일교차가 커지자 모기들이 따뜻한 실내로 몰려들면서 체감으로는 실내 모기가 여름보다 오히려 더 많아진 탓도 있다. 더욱이 이달은 맑은 날이 많고 낮기온도 평년보다 높을 전망이어서 모기들의 성화는 밤 기온이 16℃ 이하로 떨어지는 9월 하순쯤에야 사그라질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 매개곤충팀 관계자는 "가을 모기는 방충망에 난 구멍이나 현관문이 열리는 틈을 타 실내로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현관문을 열기 전에 문에 붙어있는 모기를 손으로 쫓거나 실내에 전자모기향을 피우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지난달 말에 비가 내리는 날이 잦자 모기들의 활동이 떨어지면서 모기문제를 호소하는 주민들이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라며 "모기들의 주요 서식지를 대상으로 집중 방역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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