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선생님께
선생님께 죄송한 마음을 전해 드리고자 용기를 내었습니다. 저는 선생님 반에 재학했던 김신일입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매일신문 8월 21일자 교단에서 '비 오는 날 꽃밭에 물주지 맙시다.'란 선생님의 글을 읽고 이렇게 글을 드리게 된 것입니다. 부끄럽고 면목없지만 저는 현재 수용생활 중입니다. 선생님과 헤어진 다음해에 구속되어 5년이라는 형을 선고받고 내년 출소를 앞두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어 보고서 학창시절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그때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서 학업에 열중하였다면 저도 지금쯤 다른 동기들처럼 사회인으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여보니 새삼스레 후회가 많이 됩니다. 학교를 그만두고 어린 나이에 교도소라는 곳에 오게 되어 선생님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늦었지만 학창시절 선생님 속을 썩여서 송구한 마음도 함께 전해드립니다. 선생님!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훗날 반드시 성공한 모습으로 선생님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이글을 쓰면서도 선생님께 보내야 할지 고민이 되지만 그래도 저의 마음을 전해 드리고 싶어 결정하였습니다. 제가 찾아뵐 때까지 저를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선생님! 앞으로도 변함없으신 모습으로 학생들을 이끌어주시고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지도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2007년 8월 22일 김신일 올림
사랑하는 나의 제자에게!
홀로 골목에 오뚝 선 아이 누구일까? 앞을 보아도 뒤를 보아도 나의 진실 속에 묻어나오는 신일이를 지울 수가 없구나. 선생님은 너를 보낸 후 너의 부모님과 외할머니를 생각하니 나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초라해서 한없이 울었단다. 너도 알지만 선생님은 마음이 약해 눈물이 많잖아. 너의 편지를 보는 순간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인 것 같아서 눈물조차 말랐단다. "신일아, 선생님이 잘못했어! 인생에서 성공한 것처럼 네 앞에서 교만하고 떠들고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행동한 과거의 선생님을 용서해 줄 수 없겠니!" 너는 부칠까를 고민했지만 나는 너의 용기에 힘을 얻었단다.
신일아! 수많은 나날 중에서 가장 헛되이 보낸 날이란 웃지 않고 지낸 날이란다. "지금도 늦지 않았어! 용기를 가져! 인생은 이제 시작이야!" 인간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스승을 만날 권리가 있단다. 너에게 그런 스승이 되고 싶다. 나는 밤하늘의 가장 빛나는 별의 비호를 받아 너를 지켜주고 싶구나. 밤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별들 중에서 나에게 가장 소중한 별이 되어주지 않을래. 이 세상에는 만남의 명제만큼 소중한 것이 없는데, 많은 세월이 지난 뒤 우리는 후회 없는 만남이었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너도 나도 위로는 하늘을 보고 아래로는 땅을 보아 한 점 부끄럼 없는 행동을 하자!
이원수(경운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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