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클릭비'의 멤버 김상혁. 음주사건 이후 2년 4개월만에 인터뷰를 하기는 처음으로 그를 만났다.
모자를 푸욱 눌러쓰고 들어서는 그의 모습이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러워 보였다. 쉬면서 꾸준히 운동을 한 덕분인지 얼굴은 전보다 좋아보였다. 뭐부터 얘기해야 할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나도 모르게 술은 얼마나 마셔요?"라고 물었다. 2년4개월 동안 아파했던 마음을 다시 꺼낸 것 같아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를 쳐다보며 인심 좋은 아저씨처럼 웃었다. 그도 따라 웃으며 "좋아하는데 즐겨먹지 않는다."고 천천히 또박또박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작은 것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 시간이었어요. 저도 힘들었다면 힘든 시간이었지만 장애를 가지신 분들을 만나면서 오히려 제가 더 작아지는 것을 느꼈죠."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지 말의 톤이 촉촉해졌다. "하느님이 저한테 너무 좋은 시간을 주셨어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식상할 정도로 자기반성의 모습을 보이면 남아있던 인간적인 감정까지도 식어버리는 법. 하지만, 그의 태도는 다르게 보인다. 말끝이 흐려지게 무섭게 모자를 깊게 눌러쓴다. 절실한 마음으로 표현한다 해도 그를 사랑해주었던 팬들에게 빚갚음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그는 진정으로 울고 있다.
그는 클릭비 전 멤버인 우연석이 결성한 힙합 듀오 '메인스트림'의 '스팅' 뮤직비디오에 우정 출연하며 2년 만에 조심스러운 활동을 재개 할 것이라고 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앞만 보고 가고 싶어요. 잘못을 노력으로 대신할 수 없지만요 . 좋게 봐 주실 때까지 정말 열심히 할 겁니다."
김상혁은 앞으로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제가 솔직하고 재미있는 이미지잖아요. 폼 잡고 무거운 캐릭터보다는 인간적인 느낌이 풍기는 연기를 하고 싶네요." 그는 시트콤하고 인연이 깊다. 주인공을 맡고 배역에 익숙해질 무렵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날 때까지 그가 맞은 최고의 전성기였다. 오락프로그램에서 그는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었고, 라디오 방송에서는 그를 좋아하는 마니아층도 두터웠다.
"라디오 프로그램도 다시해보고 싶어요. 라디오만의 매력이 있거든요. 청취자들과 솔직한 얘기를 터놓고 하고 싶어요. 들려 드리고 싶은 음악도 잔뜩 준비해 뒀고요."
방송에서 비쳐진 미련스러울 정도의 그의 솔직한 이미지가 리얼한 캐릭터 인지 물었다. "남들이 봤을 때 어색함이 없는 게 좋잖아요. 더 자연스러워지려고 노력했던거에요." 그와 마주한 시간도 4시간이 흘렀다. 한마디하고 다음 말이 나오는 시간이 길었지만 그의 솔직하고 담백한 말투는 시선을 끌고, 그를 신뢰하게 만들었다. 라면을 제일 좋아한다고 말하는 그는 운동 때문에 좋아하는 면 종류도 뚝 끊었단다. 그러면서 2년 4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하루 3시간동안 운동을 하면서 한 가지에 집중하고 많은 생각을 한다고 얘기한다. "운동을 하면요. 마음가짐이 긍정적으로 바뀝니다. 운동 꼭 하세요."
운동을 하면서 그는 철저하게 자신의 외로움과 싸웠다고 말하면서 아직 이겨내야 할 게 많다고 말한다. "쓴 소리 먹는 게 당연하지만요. 김상혁을 더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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