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이상득 국회 부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구 국회의원들의 오찬 모임에서는 의원들끼리의 언쟁으로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친박(親朴·친 박근혜) 의원들은 작심한 듯 이 부의장에게 '승자의 포용력'을 강조하며 마음속 얘기를 꺼냈고 친이(親李·친 이명박) 의원은 '지나친 피해의식'이라며 함께 갈 것을 요청했다.
친박인 박종근 대구시당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표의 마음을 상하게 하면 한나라당 지지 세력의 결집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대선에서 충청도 표를 얻기 위해선 박 전 대표 도움이 절실하다."고 충고했다. 또 "패한 쪽에서 다가가기가 머쓱하다. 승자가 손을 내밀어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며 "표도 없는 YS(김영삼 전 대통령), DJ(김대중 전 대통령), JP(김종필 전 자민련총재)보다 박 전 대표를 찾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해봉 의원도"이번 경선은 반승반패다. 박 전 대표를 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12월 19일 이후 당을 탈색시키기 위해 뉴라이트 등 당 외부 인사들을 끌어들이면 친박 인사들이 토사구팽(兎死狗烹) 당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당헌·당규상 대권과 당권이 분리돼야 하는데 최근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친이의 안택수 의원은 "지나친 피해의식"이라면서도 "반승반패에 동의하지 못한다. 이긴 건 이긴 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그렇지 않다."며 "이긴 쪽이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반박하며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강 대표가 나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그는 "세 치 혀가 길흉의 원흉"이라며 "이긴 쪽은 손을 내밀고 진 쪽은 이긴 쪽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후보와 통화를 자주 해보니까 대화가 잘 된다."며 "조만간 박 전 대표를 찾아가 다리 놓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의장은 "한두 사람이 생각 없이 하는 얘기에 개의치 말라."며 "기업인 출신은 필요한 사람은 사정을 해서라도 끌고 간다."고 협조를 당부하며 자리를 끝냈다. 이날 이한구·김석준·이명규·곽성문·주호영 의원 등 9명의 대구 의원들이 참석했다. 한편 1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오찬에서는 당초 기대했던 대구시당 위원장 문제와 관련해서는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