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함, 그들은 말한다

◆김재현(28) : 섹시하게 몸을 드러내고 다니는 여자. 눈길가고 좋다. 남자든 여자든 사실 이성에게 가장 크게 어필하는 방법이 성적 매력을 드러내는 것 아닌가? 보통 남자들은 '보는 것은 좋지만 내 여자는 안된다'는 식의 이중적인 눈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나는 내 여자친구가 섹시한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남들 이목을 잡아끄는 여성이 내 여자친구라는 것에 사실 으쓱함을 느끼기도 하지 않나? 약간의 과시욕도 생겨나고. 섹시함을 드러내는 것이 천박해보인다는 것은 옛날옛적 이야기다. 최고의 찬사가 된지가 한참된 것 같다.

물론 나 역시 여성들에게 섹스어필 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몸에 쫙 달라붙는 티셔츠 등으로 잘 발달된 근육을 한껏 드러내고 다니고 싶은 욕심은 지금도 여전하다. 욕망과 현실은 괴리가 있다는 것이 문제지만…. 대신 한살 두살 나이를 먹으면서 예전처럼 터프한 남자, 카리스마 있는 남자가 되고픈 욕심은 사라졌다. 오히려 정 반대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여성들에게 좀 더 부드럽고 친절한 남성으로 보일수 있을까가 또 하나의 욕망이 됐다.

◆정범진(30) : '노출=섹시함'이라는 공식은 깨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섹시하다'라는 의미는 '매력적이다'라는 의미로 좀 더 포괄적으로 변화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가장 섹시한 여성은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밝힐 수 있는 여성, 일과 생활에 충실한 여성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노출이 심하다고 해서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노출이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점에서는 일단 노출을 하지 않는 여성보다 한결 멋드러지게 보인다고 인정하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없는 한 노출만으로 그친다면 섹시하지 않다. 나 역시 '섹스어필'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 중 한명이다. 일을 진행할 때 함께 일하는 남성에게조차도 섹스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쉽게 일이 진행되고, 나의 의견에 동의를 구하기 쉬우며,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에게 '섹시함'은 누구나 갖추어야할 매력인 것 같다.

◆김병욱(34) :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것은 인간의 가장 말초적인 본능 중 하나다. 남들이 자신을 알아주고, 쳐다봐주고, 인정해 주는 것. 이것이 '섹시 코드'로 드러나고 있는 것 아니겠나? 지금은 과도기적 단계라고 본다. 예전에는 '성'에 대한 억압으로 이성에게 섹스어필 할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이 차단된 시대를 살았다면, 요즘 사회는 이런 행동들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정되면서 누구나 과도한 '성적 이미지'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조금 시간이 더 지난다면 성적 이미지만이 아니라 '조금 더 세련된 분위기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매력'쯤으로 진화할 것 같다. 일단 지금의 섹시코드는 적어도 내게만큼은 그렇게 섹스어필하지 못한다. 노출과 과도한 화장 쯤으로 표현되는 그런 섹시함은 천박한 상업주의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최경선(39) : 남자들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일단은 '땡큐'다. 시각적 이미지에 일차적으로 심장박동수가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것 아니겠나? 하지만 그것은 잠시일뿐이다. 내게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여성은 여리고 귀여운 이미지의 애교많은 스타일이다. 아내가 가끔 코맹맹이 소리로 매달릴 때의 기분은 최고다. '내가 적어도 이 여자에게만큼은 필요한 사람이구나'를 느끼게 해 줄 때 그 여자가 사랑스러워보이는 것과 동시에 나까지도 스스로 매력적으로 느끼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