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의 무모함이 도를 넘었다. 대구가 키운 '국제정보디스플레이 학술대회 및 전시회(IMID)'를 서울의 한국전자전(KES)과 통합 개최키로 했다고 한다. IMID는 세계 3대 디스플레이 전시회로 부상한 반면 KES는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성공한 특화 전시회를 실패한 전시회에 끼워 하향 평준화시키는 처사라고 할 수밖에 없다.
비수도권은 돈과 사람이 수도권으로 떠나 무엇을 하든 쉽지 않다. IMID는 빈약한 인적'물적 자원을 바탕으로 대구시와 학계, 업계가 어렵게 성장시킨 세계 3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및 학회다. 그런데 산자부는 학계나 업계의 의견 수렴조차 하지 않은 채 수도권으로 가져가겠단다. 도와주고 격려해도 모자라는 판에 양손에 떡을 든 부자가 가난한 이웃의 끼니마저 넘보는 꼴이며, 손도 안 대고 코를 풀겠다는 발상이다.
산자부는 전시회 대형화 추세를 이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해당 학계와 업계는 대형화가 아니라 전문 전시회가 강화되는 추세라고 주장한다. IMID 학회는 산자부의 전시회 통합 조치에 반발해 단독 개최 불사까지 결의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디스플레이, 반도체, 가전은 전시회 성격이 다른데다 연구결과의 기술사업화에 주력하는 IMID를 종합전시회로 통합하면 IMID 개최 의미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계적 전문학회 및 전시회로 자리 잡은 IMID를 무조건 통합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며 국가균형발전 시책에도 어긋난다. 그렇지 않아도 이 지역은 LG필립스 LCD 공장 파주 이전과 삼성전자 구미기술센터 건립 무산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 산자부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있는 꼴이다. 산자부는 터무니없는 전시회 통합을 철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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