最古 목조불 해인사 비로지나불에 '최첨단 안전장치'

입력 2007-08-28 10:45:15

재난시 자동 이동 열·지진 끄덕없어…온전히 영구 보존

▲ 비로전 건립을 앞두고 별관에 모셔진 해인사 비로자나불.
▲ 비로전 건립을 앞두고 별관에 모셔진 해인사 비로자나불.
▲ 비로전 건립 현장. 평소 불단 위에 모셔진 쌍둥이 불상이 각종 재난시 자동으로 지하 6m 깊이의 특수 제작된 별실로 옮겨지게 된다.
▲ 비로전 건립 현장. 평소 불단 위에 모셔진 쌍둥이 불상이 각종 재난시 자동으로 지하 6m 깊이의 특수 제작된 별실로 옮겨지게 된다.

각종 화재나 천재지변 시 목조불(木造佛)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지난 2005년 동해의 천년고찰 낙산사 화재 때 동종(국가지정 보물 제479호) 등 귀중한 문화재가 한순간에 화마에 녹아내리는 충격을 겪은 뒤 현존 국내 최고(最古) 목조불상으로 판명된 해인사 비로자나불(경상남도지정 유형문화재 제41호)의 영구보존 문제가 당장의 화두로 던져졌다.

오는 10월 말 준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해인사 비로전 건립 현장에서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각종 재난 시 땅속 깊은 곳에 특수 공법으로 제작된 별실로 내려보내 안전하게 보관한다는 것.

화재에 대비한 열 감지기, 지진에 대비한 진동 측정기 등 첨단장비가 설치돼 있어 유사시 불단 위에 모셔진 불상이 유압에 의해 지하 6m 깊이의 별실로 신속히 내려가게 된다. 출입구는 뜨거운 열이나 중량에도 견딜 수 있도록 2중, 3중의 차단장치를 덧붙였다. 이 모든 것이 자동으로 작동되며, 보수공사 등 필요시에는 수동 조작도 가능하다.

주지 현응 스님은 "불이 나면 청동불도 녹아내리는데 목조불이야 더 말할 게 있겠느냐."며 "이 공법은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유일한 것으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인사 비로자나불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팔만대장경판전(국보 제52호) 중앙 법보전에 모셔져 있던 목조불. 지난 2005년 개금작업 중 복장유물(불상 제작·개금 당시 넣어두는 유물)에서 '중화3년(中和三年)…' 목판명문이 발견돼 불교계는 물론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중화(중국 당나라 제18대 희종이 사용한 연호) 3년은 통일신라 헌강왕(874~886) 9년으로 서기로는 883년이다. 이로써 국내 유일·최고의 통일신라 목조불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

이 비로전에는 법보전 비로자나불과 똑같은 모습과 크기의 대적광전 비로자나불도 함께 모셔진다. 대적광전 비로자나불은 명문은 없지만 학계에서는 같은 시기 같은 조각가에 의해 만들어진 쌍둥이불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국내 최고 목조불인 이 비로자나불을 지방지정에서 국가지정 문화재(국보·보물)로의 승격을 서두르고 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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