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불만 터지자 "조합서 권유" 엉뚱한 핑계
일요일이었던 지난 12일 오전. 이규(60·대구 수성구) 씨 부부는 밥을 하려다 LP가스가 떨어진 것을 알았다. 이 씨는 평소에 가스배달을 해주던 업체에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고 1시간 뒤에 업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이에 가스배달을 주문하자 업체 측은 "몇 년 전부터 일요일에는 배달하지 않는다."며 "일요일에 가스가 떨어지면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쓰도록 하고 자세한 사항은 조합 측에 물어보라."고 했다. 이 씨는 "일요일에 가스가 떨어진 소비자들을 위해 당번이라도 정해 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가정용 LP가스 배달업체들이 '제멋대로' 일요일 휴무제를 하는 바람에 주민들만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 실제 수성구의 이 가스배달업체 관계자는 "조합 측에서 일요 휴무제를 해 일요일은 쉰다."며 "그러나 최근 문제가 생기자 내년부터는 일요 휴무제를 없앤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가스배달업체의 얘기는 달랐다. 대구 동구의 한 가스배달업체는 "조합에서 일요휴무제를 한 적은 없고 업체 대표의 장사나름"이라며 "장사가 안 되면 휴무하는 것이고 휴가철에는 며칠씩 놀거나 평일에 노는 곳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업체가 자기들이 정한 '일요 휴무' 책임을 조합에 떠넘기면서 조합 역시 항의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LP가스판매협동조합 측에 따르면 매주 월요일이면 조합 측으로 '일요일 가스 배달을 제한'한 데 대한 항의전화가 빗발친다는 것. 조합 측 관계자는 "2000년부터 최적거래제가 도입되면서 식당, 주택 등에는 여분으로 배달해 놓고 떨어질 때쯤 교체하기 때문에 일요일에 가스가 떨어져 낭패를 겪는 경우가 드물다."며 "조합에서 일요휴무를 강요한 적은 결코 없으며,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일부 업체가 인건비 등을 이유로 휴무를 하면서 그 책임을 조합에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또 "대구 전체 340곳의 LP가스배달업체 중 100곳 정도는 조합에 가입해 있지도 않아 이 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며 "조합에서 휴무를 권유하면 구청이나 공정거래위에서 제재를 받기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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