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항쟁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가 경남 합천 일해공원에서 2천여 명의 관객이 몰린 가운데 상영됐다.
상영을 주관한 '새천년 생명의 숲 지키기 군민운동본부(운동본부)' 측과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전사모)' 간에 잠시 몸싸움이 있었을 뿐 염려했던 큰 충돌은 없었다.
운동본부 측은 이날 오후 7시쯤 야외공연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화려한 휴가 합천상영에 즈음하여 4천만 국민들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회견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학살자 전두환 공원에서 80년 5월을 떠올릴 것이다. 그날의 기억을 지우지 않기 위해 애쓰고 분노할 것이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운동본부 측은 미리 제작해 온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안내판을 설치했다.
이에 전사모 회원들이 "성스러운 공원 안에 쓰레기가 있으니 치우자."며 달려들었다. 전사모 회원들은 얼굴을 가리고 침묵시위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몸싸움은 큰 충돌없이 5분 만에 끝났다.
이날 영화 상영에는 5·18 민주항쟁 부상자·유가족 등으로 구성된 '5월 어머니회' 30여 명의 회원들이 참가했다.
이명박 대선후보와 심의조 합천군수 등 초대장을 보낸 32명의 정치인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전사모 측은 회원 수백 명을 동원해 상영을 저지하는 집회를 계획하였으나 철회했다.
이는 전사모 온라인 카페 운영자가 "공원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글을 올리면서 밝혀졌다.
운영자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법과 질서를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영화 상영과 간판철거를 강행하는 측과 똑같은 사람이 될 것 같아 저지 집회를 철회했다."고 게시했다.
한편 합천군은 허가 없이 영화를 상영한 이들 단체에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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