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직장인 J씨는 발뒤꿈치가 아파서 좋아하던 산과 골프장에 가질 못하고 있다. 운동화를 신고 출퇴근을 할 정도이다. 4개월 전 갑자기 통증이 생겨 회사에서 가까운 정형외과에 갔더니 '족저근막염'이라고 했다. 의사 처방에 따라 약을 먹고, 몇 차례나 물리치료를 받았는데도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운동 인구 늘면서 유행
스포츠 및 레저인구가 늘어나면서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느 날 갑자기 아침에 일어나서 첫 발을 디딜 때 깜짝 놀란다. 갑자기 발뒤꿈치 또는 발바닥에 통증이나 불편을 느끼기 때문. 처음에는 몇 걸음을 걸으면 통증이 줄어들지만 증상이 심해지면서 걸을 때에 발뒤꿈치가 아프다. 더 지나면 가만히 있어도 발뒤꿈치가 불편하고 통증이 있다. 그렇다고 집 안에만 있자니 몸은 더 처지고 발뒤꿈치는 더 아프기만 하다.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상당수 환자들은 나름대로 자가치료를 하거나 몇 개월 동안 약을 먹고 주사를 맞아도 통증과 불편이 여전하거나 재발한다고 한다.
◆갑작스런 운동이 원인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 통증 가운데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 뼈 아래에서 앞 발가락 뼈 부근까지 발바닥 전체에 넓게 퍼져있는 단단한 섬유성 막. 이 근막은 발바닥의 탄력을 유지하면서 뛰거나 걸을 때 발바닥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만큼의 유연성을 갖고 있다. 스프링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근막의 유연성이 줄거나, 반복적으로 지나치게 사용하거나, 혹은 갑자기 근막에 스트레스나 긴장을 주면 주로 발뒤꿈치 뼈 부위의 근막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나타난다.
족저근막염은 갑자기 마라톤, 등산, 조깅 등을 시작한 뒤, 혹은 급격한 체중의 증가나 비만, 오래 서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 등에서 흔히 발생한다. 구조적으로는 발바닥의 아치가 높거나 낮은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체역학적인 인자가 주목되고 있다. 정상인도 걸을 때 발이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현상이 심하면 근막이 늘어나면서 발뒤꿈치 부위에 큰 자극을 받는다. 이런 자극이나 긴장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때 족저근막염이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종아리 근육이 굳어 있거나 아킬레스건의 유연성이 부족한 경우, 발바닥 내부 근육이 약하거나 족저근막이 두꺼워져 유연성이 부족한 경우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증상 비슷한 다른 질환
발뒤꿈치 통증의 원인은 족저근막염뿐만이 아니다. 족저근종(발바닥 근육의 특정 부위가 뭉친 경우), 발뒤꿈치 지방조직 위축증, 발뒤꿈치 점액낭염이나 발바닥 뼈의 돌기(골극), 바깥쪽 발바닥 신경의 제1분지 신경 압박증 등이 족저근막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따라서 발뒤꿈치 통증이 있다면 그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와 재발 방지를 위해 정확한 감별 진단을 받아야 한다. 강직성 척추염이나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 통풍성 관절염 환자에게도 족저근막염이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발뒤꿈치 통증이 있을 때는 일찍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진단 및 치료
족저근막염의 진단에는 환자의 병력뿐만 아니라 유발 요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유사한 통증이 있는 질병들을 감별할 수 있는 의사의 진찰이 가장 중요하다. 기본적인 검사와 함께 영상학적 진단 방법으로는 X-선 촬영과 함께 근막의 두께나 염증 상태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초음파 검사가 유용하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 MRI 검사를 하기도 한다.
치료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염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발바닥 스트레칭을 포함한 물리 치료, 소염제와 같은 약물 요법을 쓴다. 또 운동을 하기에 적합하도록 신발을 조정하거나 신발에 충격 흡수용 실리콘 깔창을 깔기도 한다. 이 밖에 스테로이드나 프롤로 주사 요법, 체외 충격파 등이 있다.
족저근막염을 치료를 했는데도 잘 낫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걸을 때 발 바깥쪽이 안쪽으로 쏠리는 경향, 족저근막의 유연성, 종아리 근육이나 아킬레스건의 유연성 등과 같은 생체역학적인 유발 요인들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요인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잠잘 때 보조기를 이용해 아킬레스건이나 발바닥 근막을 스트레칭하는 방법, 신발에 착용하는 기능성 깔창 등이 도움이 된다. 이런 치료에도 효과가 없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이소영 동산병원 재활의학과 족부클리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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