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어머니의 팔을 껴안고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문을 나서니
어머니의 몸 안에서
새들이 지저귀고 있습니다
저녁 노을 속에도
붉게 물든 깃털들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어느 날 문득 어머니의 몸을 들어올렸을 때, 너무나 가벼운 체중에 놀란 적이 있었지. 수밀도의 젖가슴은 말라붙은 고욤 열매가 되어버리고, 한 가계(家系)를 업고 안고 걸리던 어머니의 튼튼한 뼈는 새의 뼈처럼 속이 텅텅 비었지. 이제 저녁놀 속 하늘 민박으로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는 것인가.
이 마음 아픈 사연 곁에 브레히트의 시편을 세워두고 싶다. "그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그녀를 땅 속에 묻었다./ 꽃이 자라고, 나비가 그 위로 날아간다……/ 체중이 가벼운 그녀는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나의 어머니' 전문, 1920) 장옥관(시인)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주진우, 김민석 해명 하나하나 반박…"돈에 결벽? 피식 웃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