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겼다!' 심정수, 1000타점…삼성, 17안타 시즌최다 타이

입력 2007-08-18 05:41:00

마운드에 선 삼성 라이온즈 선발 투수 전병호에게서 강인함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데뷔 초 140㎞를 웃돌던 빠른 공도 볼 수 없다. 아무리 힘껏 던져도 구속은 130㎞를 겨우 넘을 뿐. 대신 그의 투구 모습에선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노리고 있더라도 방망이에 제대로 맞추기 힘들 정도로 변화가 심한 공과 타자의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정확히 꽂아 넣는 제구력을 바탕으로 승부를 건다.

17일 LG 트윈스와의 잠실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전병호의 모습은 여전했다. 최고구속은 131㎞에 불과했고 90㎞대가 스피드건에 찍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느린 공에 LG 타선의 방망이는 춤을 췄다. 1, 4, 5회에는 삼자 범퇴로 물러났고 3회와 6회 박경수와 발데스가 힘껏 방망이를 돌렸지만 내야 땅볼이 나오며 병살타가 돼버렸다.

전병호는 6이닝 동안 삼진을 2개밖에 솎아내지 못했지만 안타는 3개만 내주며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LG는 전병호를 상대로 2회 조인성의 내야 안타로 1점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 삼성은 이날 14대2로 대승을 거두며 하루 만에 3위 자리에 복귀했다.

전날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4안타만 치는 빈공으로 0대4로 패했던 삼성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타선이 폭발, 전병호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무려 17안타를 터뜨리며 올 시즌 한 경기 팀 최다안타와 타이를 이뤘다. 삼성이 올 시즌 17안타를 친 것은 이번이 세번째.

심정수(3타수 2안타 4타점 2볼넷)는 1회초 박한이(6타수 3안타), 양준혁이 안타와 볼넷으로 출루하자 좌월 3점포를 쏘아 올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날까지 988타점을 기록했던 심정수는 이 홈런으로 1천 타점을 돌파했다. 역대 세번째이자 최연소(만32세3개월12일)·최단경기(1천402경기) 1천 타점 기록. 종전 최연소 기록은 장종훈(만32세11개월26일), 최단경기 기록은 양준혁(1천404경기)의 것이었다. 또 홈런(25개)과 타점(81타점) 모두 선두를 고수했다.

삼성은 3대1로 앞선 3회 2루 주자 신명철이 3루 도루를 시도하다 LG 포수 조인성의 3루 송구가 뒤로 빠진 틈에 홈까지 파고들어 4대1로 점수차를 벌렸다. 김한수와 진갑용(3타수 3안타 1타점)의 적시타로 2점을 보태 6대1이 되면서 승부는 기울었다.

한번 불붙은 방망이는 쉽게 식지 않았다. 4회 양준혁의 적시타와 박진만(3타수 2안타 2타점)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점을 추가한 삼성은 6회에도 심정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와 박진만의 적시타로 2점을 더 달아났다. 8회 2사 만루에서는 침묵하던 채태인이 우중간 2루타로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