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오사카'에서 배운다] ①완비된 도시 인프라

입력 2007-08-16 07:21:43

"국제도시 도쿄 따라잡자" 역사·문화 집중 홍보

2007년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25일부터 열린다. 오사카 시와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 대회를 4년 7개월 여 가량 준비해왔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하는 대구시는 4년 간의 준비 기간이 남았다. 오사카 시가 대회를 준비해 온 과정을 통해 대구시가 나아갈 방향을 살펴본다.

2007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코앞에 둔 일본 오사카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오는 25일 대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한여름의 뜨거운 바람이 휘감아도는 도시 곳곳에 대회 엠블럼기가 여기저기 나부끼고 있다. 4년 후 대구의 모습이 이럴 것이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더 뜨거운 한국의 대구 사람들은 2011년에 더 들뜨고 열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대회 개막을 앞두게 될 것이다.

대구가 올 3월 중순 러시아 모스크바, 호주의 브리스베인 등과 치열한 경합 끝에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권을 따낸 데 비해 오사카는 상대적으로 쉽게 개최권을 따냈다. 오사카 시와 시민들이 대회 개최를 강렬하게 바란 것도 아니었다. 오사카 시는 2002년 6월, 일본육상연맹이 2007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지로 오사카 시를 결정하자 이 결정을 받아들여 유치전을 준비했다. 한바탕 유치 경쟁을 각오했던 오사카 시는 유치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이던 독일의 베를린,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이 나서지 않는 바람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2002년 11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사회에서 2007년 대회 개최지로 결정됐다.

일본은 도쿄가 199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한 이후 16년 만에 다시 '세계 최고의 육상 축제'를 열게 됐다. 도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150여 개국의 선수들이 참가한 데 비해 오사카 대회는 212개국의 선수들이 참가하게 됐고 대회 이미지도 16년 전보다는 더 격상된 것이 사실이다. 오사카 대회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도 참가국 수나 대회 규모가 도쿄 대회 때보다 커졌다며 이 같은 사실을 언급, 은연 중 도쿄와의 라이벌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들은 오사카 세계 육상선수권대회에 도쿄 대회 때와의 라이벌 의식은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도쿄와 오사카의 라이벌 의식은 유명하다. 일본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로 관동지방의 대표 도시인 도쿄가 1천200만여 명의 인구가 사는 거대 도시라면 오사카는 일본 제2의 도시로서 인구는 260여만 명이지만 관서지방의 대표 도시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오사카 사람들 사이에선 "오사카가 일본의 수도가 되지 못할 이유가 뭐냐?"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프랜차이즈 프로야구단인 한신 타이거스가 도쿄에 근거지를 둔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경기할 때는 한층 열띤 응원을 펼친다.

오사카는 도시 인프라가 잘 구축된 도시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를 계기로 획기적인 도시 발전을 꾀하고 있지는 않다. 대회 경기장인 나가이 경기장을 보수했을 뿐 새롭게 교통, 숙박 시설 등을 건설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용 창출 등 경제적인 부가가치 창출과 함께 오사카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 국제도시로서의 이미지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쿄가 국제적인 대도시로 확고한 위치를 구축한 데 비해 오사카는 국제도시로서의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라고 오사카 시청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대회 개최를 준비하는 데 오사카 시는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일본은 지방자치가 발달돼 지방정부의 사업은 지방정부가 전적으로 해결한다. 오사카 시(오사카는 행정구역 상 오사카 시와 인근 교토, 나라 지역 등을 포함한 오사카 부(府)로 구분된다)는 대회 개최에 드는 비용 93억 엔을 자체적으로 조달했다. 시 자체가 40억 엔을 부담하고 스폰서 기업으로부터 26억 엔, 티켓 판매 13억 엔, 라이선스 판매 수입 1억 엔, 재계 등의 기부금 8억 엔, 현물 지급 5억 엔 등으로 예산이 구성됐다. 또 일본육상연맹의 경기 전문 인력이 대회 조직위원회에 파견돼 대회 준비를 돕고 있다.

오사카 시청의 니시 도오루 관광진흥국 세계육상 담당과장대리는 "대회를 차질없이 잘 치르도록 준비해 오사카의 역사와 문화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 대회 엠블럼과 마스코트 트래피

2007 오사카 세계육상선수대회의 엠블럼은 '오사카(OSAKA) 2007'을 전자계시판의 기록에 나타난 문자와 숫자의 모양을 디자인화했다. 여기에는 오사카 대회에서 세계 신기록이 많이 나오길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

대회 공식 마스코트는 '트래피(TraFFie)'. 파란 불꽃을 형상화한 트래피는 '트랙(Track)+필드(Field)'의 합성어로 빠른 속도로 경기하는 선수들을 나타내고 있다.

대회 공식 포스터도 정해졌다. 일본 역사의 번영기인 헤이안 시대를 상징하는 색상과 일본 국화인 벚꽃 사이로 달리고 던지고 뛰는 사람의 형상을 담았다.

오사카 대회 조직위원회는 또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과 함께 '그린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경기장 주변의 환경을 살리기 위한 것으로 IAAF의 집행이사이자 장대높이뛰기의 세계적 스타 출신인 세르게이 부브카가 기념으로 나무를 심었으며 이번 대회 47개 종목의 우승자가 각자 나무 한 그루씩을 심어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게 된다.

일본의 대표적인 육상 스타이자 이번 대회 선수 대표로 선정된 해머 던지기의 무로후시 코지와 여자 마라톤의 다카하시 나오코도 그린 프로젝트 홍보대사로 참가해 활동한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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