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선 대구 합동연설회 '주제별 정리'

입력 2007-08-15 09:47:23

"도곡동 땅 주인 따로 있다"…"검찰이 증거없다고 해"

▲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4일 오후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답례인사를 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4일 오후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답례인사를 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가 14일 오후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지지자들과 함께 기호3번을 뜻하는 손가락 셋을 높이 들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가 14일 오후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지지자들과 함께 기호3번을 뜻하는 손가락 셋을 높이 들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14일 대구 북구 산격동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이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과 투자자문회사 BBK 관련 의혹을 놓고 양보 없는 공방을 벌였다. 또 고향론, 향수론, 지역 발전론 등을 앞세워 텃밭 공략에 나섰으며, 홍준표 후보 역시 고향론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원희룡 후보는 대구·경북이 지역색을 벗어나 미래를 열어나갈 것을 주장했다.

◆도곡동 땅, BBK 공방=두 번째로 유세에 나선 박 후보는 이 후보의 도곡동 땅과 투자자문회사인 BBK 관련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그는 "검찰이 도곡동 땅의 진짜 주인이 따로 있다고 했다. 주가조작 사건을 일으킨 김경준이 9월에 귀국해서 BBK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밝힌다고 했다."며 이 후보를 겨냥했다.

박 후보는 "도곡동 실제 땅 주인과 BBK의 실제 주인이 우려한 대로 밝혀지면 이번 대선이 어떻게 되겠느냐. 매일 의혹이 터지고, 매일 변명해야 하는 후보로 대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 그때 가서 땅을 치고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어 "역사의 죄인이란 소리까지 들어가면서 또 5년을 암흑 속에서 보내겠느냐. 후보야 사라지면 그만이지만 나라는 어떻게 되고, 당은 어떻게 되겠느냐. "면서"이 정권이 아무리 공격을 해와도 태산같이 끄떡없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연설한 이 후보는 박 후보 주장에 대해 "검찰이 '이명박 땅이란 증거가 없다.'고 분명히 확인했다."며 "검찰이 오해 받을 짓을 한다면 국민적 저항을 받을 것이고 나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또 박 후보 측이 금융사기사건에 연루된 BBK에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데 대해 "그런 얘기는 여당이 하는 얘기로 선거법 위반"이라고 반박했다. 그는"노무현 정권이 이명박을 후보로 만들지 않으려고 국정원과 국세청까지 동원했지만 나는 눈도 깜짝 않는다."면서"어떤 음해와 공작도 다 물리치고 정권 교체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홍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도곡동 땅을 두고 '네 것이다.' '내 것 아니다.'고 주장하는데 그러면 나에게 달라."며 "장학기금으로 내놓겠다."고 말했다. 또 "검찰이 여러분들을 교란시키고 있다. 지금 발표시점이 아니다."며 "검찰이 지난 2002년처럼 여러분을 교란하고 있다. 당당하고 냉정하게 투표해 달라."고 말했다.

◆고향 까마귀론=후보들은 저마다 대구·경북과의 인연을 과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포항 동지상고 야간부를 나왔고 어머니는 반야월의 과수원집 딸"이라 소개하고 "또 아내는 수창초등과 대구여중·고를 나온 대구 사람"이라며 지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대구·경북의 딸, 박근혜가 경선을 5일 앞두고 고향에 왔다."며 "제가 어려울 때, 여러분은 두 팔로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셨다. 서문시장, 칠성시장 아재, 아지매들이 저에게 힘을 주셨고, 용기를 주셨다."며 감성에 호소했다.

홍 후보도 "어렸을 적에 신암동, 신천동에서 1년씩 살았고 영남중·고에 6년 동안 다녔다. 이제 장년이 돼서 대통령이 되기 위해 고향에 섰다."고 말했다.

후보연설에 앞서 나온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한 목소리로 TK(대구·경북) 역할론을 강조했다.

강 대표는"TK는 더이상 터지고 깨지는 곳이 아니다. 더 튼튼하고 끄떡없는 TK다. 크게 경사롭다고 해서 '대경(大慶)인'이라고 한다."면서"올해 TK의 힘으로 정권을 창출해서 더 없이 경사로운 한 해를 만들어보자."고 당부했다.

강 대표는 또"'도로 열린우리당' 사람들은 핵폐기가 전제되지 않는 사이비 평화로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면서"그러나 한나라당은 과거와 같은 악몽은 되풀이하지 않겠다. 정권창출을 하지 못한다면 저부터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말했다.

◆효심자극=두 사람은 또 어릴 적 가난과 부모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향심'(鄕心)과 '효심'(孝心)을 자극했다.

이 후보는"좌판을 놓고 장사를 할 때 반야월 출신 부모님(어머니)은 '부끄러워 말고 당당하게 살라.'고 말했다."면서 "가난한 부모였지만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아버지, 어머니였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저는 평범한 가정에서 보통 사람이 누리는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살았다. 남편 자식과 함께 따뜻한 밥상에 둘러앉는 기쁨은 내 것이 아니구나 하고 일찌감치 접었다."면서"아버지, 어머니의 피묻은 옷을 눈물로 빨면서 내 운명은 따로 결정돼 있구나 생각했다. 이 한몸 조국과 국민을 위해 살기로 했다."고 역설했다. 박 후보는 아버지, 어머니를 언급하는 대목에선 가끔 목이 메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역 공약=후보들은 저마다 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 ▷한반도 대운하 ▷국가산업단지 992㏊(300만 평) 건설 ▷대기업 유치 ▷섬유산업 부흥 ▷세계적인 의료 복합단지 건설 등을 약속했다. 박 후보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 ▷대구·경북 일대를 교육 및 과학기술특구 지정 ▷미군기지와 동촌비행장 외곽이전 ▷섬유패션 기계산업 등 대구 전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 ▷농작물 재해보험에 지원을 대폭 확대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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