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놓고 汎與 진두지휘하는 DJ의 老慾

입력 2007-08-13 11:30:41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일부에서 '도로 열린우리당'이라고 하는 데 대해 당당하게 문제 제기하고, 일부 언론의 폄훼에 대해 맞서 대응해 달라"고 했다 한다. 지난 10일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의 합당 선언에 대한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어제 한 범여 대선주자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다.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과의 1대 1 대결 구도를 주문하며 '훈수 정치'에 재미를 들이더니 아예 까놓고 범여 진영을 진두지휘하고 나선 모습이다.

DJ가 이렇게까지 대선에 개입하고 싶어 안달하는 데는 무슨 절박한 사정이 있어서인가. 누구는 재임 중의 과오 때문에 정권 교체를 두려워한다고 한다. 또 누구는 자신의 정치 노선을 계승할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에 대한 판단은 복잡하지만 분명한 것은 국가 최고 원로로서 큰 틀의 나라 걱정이 아니라 한낱 패거리 정치에 목을 맨다는 점이다. 이미 박물관에나 가 있어야 할 지역정서를 되살리며 非(비)한나라당 세력을 그러모으려 한다는 사실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이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사실은 세 살 먹은 어린아이도 안다. 소속 의원 143명 중 138명이 열린우리당 출신이다. 이 가운데 80명은 지난 6개월 동안 14차례에 걸쳐 집단 또는 개별 탈당쇼를 하며 창당과 합당을 반복하다 다시 합쳤다. 그리고는 간판을 바꿔 마치 새로운 정치세력처럼 행세하고 있다. 국정 실패를 따지는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이다. 그렇다고 거기에 넘어갈 국민이 몇 있겠는가. 여론조사는 종전 열린우리당보다 더 낮은 지지로 냉소적이고 응답자 60%는 정치 발전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며 무시하고 있다.

이런 꼼수 정당을 DJ는 앞장서 싸고돌고 있다. 그의 민주신당 '지지 선언'은 오로지 '한나라당 집권 저지'가 이념이고 노선인 것이 정당하다는 강변이다. 한 세월 국민의 사랑을 받은 정치 경륜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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