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재해 예방도 '디지털 시대'

입력 2007-08-10 10:46:33

지역 소방방재청, 이동통신과 협약…긴급상황때 휴대전화에 문자 전송

▲ 8일 대구에 폭우가 쏟아지자 대구 중구청은 소방방재청 CBS 문자방송으로 대구 전역에 긴급재난문자정보를 보냈다. 박노익기자 noik@msnet.co.kr
▲ 8일 대구에 폭우가 쏟아지자 대구 중구청은 소방방재청 CBS 문자방송으로 대구 전역에 긴급재난문자정보를 보냈다. 박노익기자 noik@msnet.co.kr

'현재 신천 둔치(동신주차장)에 범람 위험이 있습니다. 이곳에 주차하신 주민들은 즉시 출차하시기 바랍니다.(대구 중구청 재난안전과)'

8일 오후 5시 50분과 53분 두 차례에 걸쳐 대구 전역의 휴대전화 이용자(전체의 70% 수준)들은 소방 방재청이 보낸 긴급재난문자정보를 전송받았고, 덕분에 50대의 주차 차량 전부가 침수 위기를 벗어났다. 소방방재청은 범람 사실을 어떻게 알고 이 같은 재난정보 문자를 전송할 수 있었을까. 바로 'CBS(Cell Broadcasting Service) 문자 방송 시스템' 덕분이다. 소방방재청은 2005년 휴대전화만 있으면 별도의 절차 없이 재난문자정보가 전달되도록 이동통신사와 협약했고, 지난해 말쯤 이동통신사 기지국 내 모든 휴대전화로 동시에 문자를 전송하는 CBS 시스템을 갖췄다. 지자체나 재난관련 유관기관도 시스템에 접속해 특정 지역에만 송출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8일 대구 중구청의 송출 요청을 확인한 소방방재청은 불과 2, 3분 안에 대구 지역으로만 한정해 긴급재난문자정보를 발송한 것.

재난·재해 예방 시스템에도 디지털 시대가 열리고 있다. 모바일과 유비쿼터스를 응용한 재난·재해 예방 기술이 우리 생활 곳곳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는 것.

대구에서 모바일을 응용한 재난 정보 시스템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금호강 지류와 지방하천이 많아 침수 피해가 상대적으로 큰 동구청이다. 동구청은 2005년부터 침수 피해가 우려되는 주민들의 모든 휴대전화 정보를 통합해 KT의 크로샷(Xroshot:대량문자발송) 서비스에 가입했고, 금호강 범람이 우려된 8일 불로천, 율하천, 금호강 둔치 주차장을 이용하는 모든 구민들에게 일찌감치 '주차 금지' 문자 정보를 발송했다.

모바일 수준을 넘어 유비쿼터스 기술을 도입한 지역 최초의 재난·재해 예방 시스템도 등장한다. 경북도가 태풍이나 집중호우 때마다 큰 피해를 입었던 울릉도 도동항에 하천 범람 및 해일 위험을 실시간 전달하는 대형 전광판을 11월까지 설치하기로 한 것. 주요 하천 범람지역과 선박 접안시설, 교량 등에 물높이, 유속, 파고, 풍랑 등을 계측하는 '유비쿼터스 센서'를 달고 울릉군청 내 모니터링 센터와 연결한 뒤 전광판으로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주민들은 전광판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인터넷을 통해서도 재난·재해 정보를 실시간 체크할 수 있다.

서상길 경북도 정보통신팀 담당자는 "늦어도 10월까지는 센서 설치를 끝낼 예정"이라며 "독도에는 파고 센서를 부착한 폴대를 설치해 파도 높이 정보를 공개, 울릉도에서 독도로 출발한 어선이나 여객선이 높은 파도 때문에 다시 되돌아오는 일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