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읍소작전' 소문에 李측 대응책 마련 부심
한나라당 이명박 경선후보 측이 오는 14일 열리는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근혜 후보가 고향에서 '눈물'을 흘리는 읍소작전을 펼 것이란 소문 때문이다. 소문대로 박 대표가 눈물을 흘릴 경우 경선국면에서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게 정치권의 일치된 관측이지만 뚜렷한 대응책이 없다는 것이 이 후보 측의 고민이다.
이 후보 측 진수희 대변인은 지난 8일 대전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앞서 기자에게 "저쪽(박 후보)이 '텃밭'에서 육영수 여사를 강조하며 눈물을 흘린다고 하는데 이렇다할 대안이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박 후보의 '읍소'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이날 흘릴 '눈물'의 의미가 여느 때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대구·경북 연설회가 박 후보 어머니인 육 여사의 기일을 하루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불행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릴 경우 동정여론이 조성될 수 있고 나아가 선거막판 '박풍' 확산의 핵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02년 불법선거자금(차떼기) 사건과 2004년 탄핵 사태로 지지율이 7%까지 떨어졌을 때 천막당사로 옮기면서까지 당을 구한 것도 박 대표의 '눈물'이었다. 때문에 이 전 시장으로서는 이만저만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그렇다 특별한 대책도 없다. 캠프 측에서는 "슬퍼서 우는 것을 어떻게 인위적으로 막을 수가 있겠느냐?"며 답답해 하고 있다. 다만 연설문을 통해 '고생'과 '희생'으로 대표되는 이 후보의 '어머니'를 다시 한번 부각해 '어머니' 대 '어머니' 구도로 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대통령 이미지 부각을 위해 침체된 지역경제 회생방안도 제시할 계획이나 역시 검토 단계.
한때 재산 사회 환원을 '깜짝카드'로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았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이를 바라보는 박 후보 측은 "쓸데 없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자문역을 맡고 있는 박종근 의원은 "(읍소작전은) 캠프내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정책 경쟁을 하자고 해놓고 눈물 분석만 하느냐?"고 꼬집었다. 박연찬 공보특보는 "어려운 삶을 살면서 이제는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최원영 공보특보는 최근 "전략적으로 이 대목에서 눈물을 흘린다, 이런 것은 없지만 시기와 장소가 민감한 만큼 연설회 도중 감정이 복받치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결국 박 후보가 눈물을 흘릴지, 흘린다면 어느 정도 파괴력을 발휘할지, 또 이에 맞서 이 후보는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지는 대구·경북 유세당일에 가야 알 수 있게 됐다. 대구·경북 연설회가 정가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대문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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