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탈레반 사이의 대면 협상 합의가 늦어지면서 탈레반 세력이 다시 인질 살해 협박을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인질 사태가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오늘밤 예정된 아프간과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번 사태의 향방을 좌우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물론 탈레반 측도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이변이 없는 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아프간과 미국 정부가 탈레반의 맞교환 요구를 거부하고 있고, 미국 정치권에서는 에둘러 '창의적 접근(creative approach)'까지 들먹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탈레반은 그동안 피랍자와 탈레반 죄수의 맞교환을 협상 조건으로 내걸고 우리 정부를 압박해왔다. 그러나 정부가 이 조건을 성사시킬 만한 입장에 있지 않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은 '맞교환 조건 수용 불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공산이 크다.
정부는 탈레반에게 이 점을 정확하게 인식시키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을 갖고 협상에 나서도록 국면 전환을 꾀해야 한다. 탈레반도 양측의 협상을 꼬이게 만드는 맞교환만을 더 이상 고집해서는 안 된다. 인질 살해가 그들의 궁극적 목적이 아니라면 문제 해결을 위해 현실적인 시각과 자세를 가져야 한다. 현재 국제사회뿐 아니라 이슬람 국가들도 피랍자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 것이다.
사태가 장기화되고 상황 전개가 복잡해질수록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냉정한 판단력과 집중력이다. 탈레반의 협상 전략에 정부가 적절히 대응하며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열린 자세와 노련한 협상력이 요구된다. 특히 인질들의 건강 유지는 중요한 문제다. 이에 대한 대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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