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창원지점 개설 경남시장 공략나서
대구은행이 이르면 9월, 경남 창원에 지점을 내면서 '영업구역 파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에서 전통적 방식의 은행영업을 하면서 서울에서는 투자은행 업무를 통해 착실히 수익을 쌓아가는 '2핵 구도'에서 탈피, '돈이 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간다'는 영업전략에 채찍질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단군이래 최대 호황'이라는 조선경기에 힘입어 지방은행 라이벌 부산은행이 올 상반기 영업이익 증가율에서 대구은행을 앞지르자 대구은행은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를 만회하는 전략의 하나로 경남 시장부터 공략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말 점포계획수립당시 울산에 지점을 하나 더 낼 계획(대구은행은 현재 부산과 울산에 지점을 하나씩 갖고 있다)을 세웠다. 하지만 대구은행은 올초 계획을 변경, 조선경기 호황의 한가운데에 있는 창원을 공략하기로 했다.
대구은행은 이미 창원지점 개설준비위원장 발령을 냈으며, 이르면 9월, 늦어도 10월엔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대구은행이 창원을 비롯, 경남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같은 지방은행으로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부산은행이 지난해까지만해도 대구은행에 '밀리는 기색'이 역력했으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2천185억 원을 기록, 2천155억 원을 올린 대구은행을 앞질러버렸다.
더욱이 부산은행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상승률이 각각 44.6%, 41.2%에 이르렀으나 대구은행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상승률이 각각 12.2%, 14.0% 늘어나는데 그쳤다. 두 은행간의 이익상승률이 최대 3배 이상 차이난 것이다.
총자산 증가율 및 총대출 증가율 역시 부산은행은 올 상반기 각각 21.3%, 27.0% 늘어나 대구은행(11.1%, 18.2%)을 멀찍이 따돌려놨다.
부산은행의 괄목할만한 성장과 관련, 증권가에서는 부산은행 영업구역내에 조선소와 그 관련 업체가 많은 만큼 조선경기가 더할 나위없는 호황을 보이면서 부산은행의 각종 실적 역시 급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경남 지역에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세계 7대 조선소 가운데 6개가 자리잡고 있으며, 관련 하청업체만 해도 1천개가 넘는다. 결국 부산은행은 조선 관련 중소기업체의 자금수요가 폭증하면서 여신을 많이 늘릴 수 있었다는 것.
이런 가운데 부산은행의 주가가 최근 들어 장중 한때 대구은행과의 격차를 400원 대까지 좁히는 등 대구은행을 맹렬히 추격하면서 역전을 넘보고 있다. 대구은행은 최근 들어 주가 추이를 실시간으로 임원진에게 보고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상태다.
한편 대구은행은 창원에 대구 연고 기업들이 많은데다 창원의 지역색이 상대적으로 적어 3년안에 흑자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으며 "부산은행이 대구은행 주가를 추월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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