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광주 연설회…李·朴 "사랑해요, 호남"

입력 2007-08-06 09:40:22

캠프선 상대 막말 비난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광주·전남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호남표심 구애활동에 올인했다. 자신만이 호남발전을 책임질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상대방의 호남구애에 대해서는 비판했다.

이 후보는 호남을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 '문화의 중심도시' '곡창' '민주주의의 선봉에 선 지역'이라며 한껏 치켜세웠다. 이어 "산업화 그늘에 묻혀 낙후지역이 된 호남을 잘사는 호남으로 만들겠다."며 "호남이 잘살면 지역갈등도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호남고속철도 2년 조기 완공, J프로젝트(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사업) 지원, 문화중심도시 건설 지원,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 후보는 영화 '화려한 휴가'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이른바 김심(金心)으로 맞섰다. 그는 "'화려한 휴가'를 보면서 제 모든 노력으로 시대의 아픔을 풀어내겠다고 다짐했다."며 "DJ를 만나 아버지 시절 겪은 고초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렸고 DJ는 이에 '국민화합의 최고 적임자'라고 화답했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교육·과학기술 광주특구 지정, 광주 문화수도사업 콘텐츠 확대, 서남해권 해양 관광단지 건설 등을 공약으로 내건 뒤, "당 대표 시절에 새천년대교 착공비, 호남고속철 예산 등을 약속대로 다 챙겨드렸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는 또 상대방에 대한 공격도 잊지 않았다. 이 후보는 "아직도 지역주의를 이용하려는 구시대적인 정치인이 있다." "경제는 아무나 살릴 수 있는 것 아니다."며 박 후보를 꼬집었고, 박 후보는 "5년 안에 건설할 선진국은 부동산으로 일확천금을 벌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열심히 살다 보니 그릇도 깨고 손도 베었다.'고 말한 분이 있는데 그렇다면 열심히 산 사람들은 모두가 범법자란 말인가?"라고 맞받아쳤다.

연설회 뒤 양측에서는 상대방의 호남구애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이 후보 측 진수희 대변인은 "유신의 딸이 과거에 대한 사과없이 호남의 상처를 말하는 것에 과연 진정성이 있느냐?"며 "반역사·반민주적 유신시대의 퍼스트레이디 5년은 부끄러워할 일이지 결코 자랑할 일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후보 측 이혜훈 대변인은 "이 후보는 연설회에서 5·18 민주항쟁을 5·18 사태라고 폄하하는 등 역사인식의 한계를 드러냈다."며 "역사의식이 이런 그가 그동안 호남에서 벌여온 갖가지 이벤트는 단지 표를 얻기 위한 쇼에 불과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한편 홍준표, 원희룡 후보도 각각 이날 "한나라당이 광주에 하지 못한 속죄를 홍준표가 해내 지역감정을 완전 해소하겠다." "영남당으로 낙인찍힐 한나라당을 전국정당으로 만들어 호남의 사무친 한을 원희룡이 풀어내겠다."고 주장했다.

광주에서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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