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돼지에서 느끼지 못한 특별한 맛
외식의 단골메뉴인 소, 돼지, 닭, 오리고기 등이 식상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뭔가 특별한 고기가 없을까? 있다. 입맛이 보수적인 대구지역에도 타조, 말, 토끼요리 등 독특한 요리전문점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다양한 고기 맛을 느껴보면서 미식가의 행렬에 동참해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타조고기
대구시 달성군 옥포면에 있는 '타조촌'은 5년 전 개업한 타조요리전문점이다. 주인 김태수(56) 씨는 통닭전문점을 20년 정도 하다가 타조를 식용으로 허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타조 메뉴를 선보였다. 타조고기를 찾는 사람들은 매년 꾸준하게 느는 추세. "안 먹어봤으니까 한번 먹어보자."라는 호기심으로 타조요리를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중년층 손님들이 모임을 위해 많이 찾는 편이다.
이 가게에서 판매하는 요리는 육회와 전골, 불고기. 타조는 기름기가 적기 때문에 구이요리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가격은 쇠고기보다 싸고 돼지고기보다는 비싼 편이다. 여름철이기 때문에 시원한 육회가 인기를 끌고 있다. 150g에 8천 원. 육질이 부드럽고 쫄깃쫄깃하고 담백하다. 육회와 불고기는 술안주용으로, 전골은 가족끼리 식사용으로 많이 찾는다.
홍병국(60·대구시 수성구 중동) 씨는 "한 달에 세 번 정도 가족과 함께 타조요리를 즐긴다."면서 "쇠고기보다 훨씬 부드럽다."고 했다.
식당 옆에는 타조 세 마리를 기르고 있다. 식용이 아닌 식당 손님을 위한 관상용이다. 타조고기는 강원도 원주의 타조농장에서 공급받는다. 식당에서는 타조가 낳은 알도 판매하고 있다. 계란 30개와 맞먹는 양으로 1개 2만 원이다.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이다. 타조알 찜은 구수하면서 부드럽다. 호기심에서 사가는 사람들이 많다.
주인 김태수 씨는 "대구사람들은 먹어본 음식만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타조요리를 한번 맛보면 소·돼지 고기에서 느껴보지 못한 맛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053)616-0109.
▶말고기
대구시 동구 신기동 '반월 원조 말고기'는 말고기요리 전문점으로 입소문이 난 곳이다. 말고기는 질기고 냄새난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예전 말이 운송수단이었을 때 서민들이 말을 잡아먹지 못하기 위해 퍼뜨린 헛소문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미식가들이 즐기는 음식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불고기, 육회, 생고기, 갈비찜 등 다양한 말 요리를 입맛대로 골라서 먹을 수 있다. 요리에 사용되는 말은 경남 거창 농장에서 주인이 직접 기른 식용말이다. 말고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30대부터 60, 70대까지 다양하다. 최근 여성 손님도 느는 추세고 운동선수들도 보양식으로 애용하고 있다. 말고기는 기름기가 없기 때문에 구이요리는 불가능하다. 불고기는 200g에 5천 원이고 육회는 2만, 3만 원선이다.
김점득(57·대구시 동구 신서동) 씨는 "처음에는 말고기가 질기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연하고 부드러웠다."면서 "한 달에 두 번 정도 가족, 친구 등과 함께 외식한다."고 말했다.
주인 박종만(54) 씨는 "말고기 요리는 쇠고기에 비해 가격도 싸다."면서 "육회로 먹으면 특유의 단맛을 느낄 수 있고 몸에도 좋다."고 했다. 053)962-0527.
▶토끼고기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토끼요리전문점 '계수나무'. 이곳은 토끼요리를 맛 볼 수 있는 드문 곳이다. 토끼고기로 만든 전골과 조림을 선보이고 있다. 고객들은 대부분 40~60대로 나이드신 손님이 많다. 어릴 적 토끼를 먹어본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 아직 생소한 음식이기 때문에 동네 주민보다는 외지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미식가들이 많다. 토끼요리는 겨울철에 많이 먹기 때문에 여름철은 비수기이다. 그래서 한 달 전부터 쇠고기 요리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토끼는 김천과 하양 등지에서 공급받고 있다.
조림은 술안주로, 전골은 식사용으로 인기가 좋다. 4인 가족일 경우 2만~2만5천 원이면 적당하다. 박휘경(45·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씨는 "토끼요리는 가족끼리 색다른 외식메뉴로 적당하다."면서 "술 먹은 다음날 해장하기 위해 토끼전골을 먹는다."고 말했다.
토끼요리는 선입견이 강한 음식이다. 하지만 토끼를 즐기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4년 전 개업 때보다 2배 정도 손님이 늘었다. 주인 신용기(47) 씨는 "일단 한번 먹어보면 다시 찾게 된다."고 말했다. 053)527-9105.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 먹어보니…
음식은 편견이 강하다. 대구지역은 입맛도 보수적이다. 먹어보지 못한 고기는 잘 먹으려고 하지 않는다. 직접 타조 및 말 육회와 토끼 전골을 맛봤다.
먼저 타조 육회가 담긴 접시가 나왔지만 젓가락이 쉽게 가지않는다. 식당 옆에 있는 타조의 커다란 눈망울을 본 뒤라서 먹기가 더 망설여졌다. 접시에 담긴 육회는 짙은 붉은 색. 언뜻 보면 쇠고기 육회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용기를 내서 한 입 넣었다. 맛이 담백하고 쫄깃쫄깃하고 씹히는 맛이 좋다.
말고기는 질기고 비릿하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말고기 육회를 입에 넣는 순간 달콤하면서 부드럽게 녹는 듯 하다. 쇠고기 육회와는 또 다른 맛이다. 말고기 특유의 단맛이 독특하다.
토끼 전골은 국물 맛이 얼큰하고 시원하다. 토끼 고기는 닭고기와 생선을 합한 듯한 맛이 난다. 고기는 쫄깃쫄깃해서 토종닭을 먹는 맛과 비슷하다.
모현철기자
▨ 한의학적 특징은?
웰빙시대다. 몸에 좋은 먹을거리를 찾는 사람이 많다. 이왕 먹는 고기라면 맛도 뛰어나고 몸에도 좋으면 금상첨화다. 전기영 현풍성모한의원 원장의 도움말로 타조·말·토끼고기의 특징에 대해서 알아봤다.
▶타조고기=외관이나 질감이 쇠고기 이상으로 처음 먹는 사람도 입맛에 친숙하고 부드럽고 매끄러워 씹는 맛이 좋다. 저열량식품이면서 고단백식품이다. 생선, 닭고기, 쇠고기, 양고기 등보다 단백질과 철분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말고기=성질이 차고 맛은 달다. 말고기의 피와 간은 독이 있다. 말의 간은 독이 있지만 생리불순이나 체해 복부와 심장부위가 답답할 때 사용한다. 말고기는 허리를 튼튼하게 한다. 말의 힘차게 달리는 근육을 보면 허리가 튼튼하겠구나하는 상상을 할 수 있게 한다. 말고기 중에는 먹어서는 안 될 것이 있는데 저절로 죽었거나 늙어서 죽은 말고기는 아끼지 말고 다 버려야 한다.
▶토끼고기=성질은 차고 맛은 매운 맛에 속한다. 갈증을 없애주고 소화를 잘 되게 한다. 찬 성질을 지닌 고기라서 많이 먹으면 혈맥이 약해진다.
모현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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