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사교육비]교습소·그룹과외·학원 실태는?

입력 2007-08-03 09:49:46

일부 그룹 수천만원…학부모 등골 휜다

▲ 최근 교습소들이 기존 상가는 물론이고 대형 아파트 단지에까지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최근 교습소들이 기존 상가는 물론이고 대형 아파트 단지에까지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맞춤형 교육을 선호하는 추세로 인해 기존 학원들도 수강생을 소수 그룹으로 묶어 가르치고 있다.
▲ 맞춤형 교육을 선호하는 추세로 인해 기존 학원들도 수강생을 소수 그룹으로 묶어 가르치고 있다.

"올라도 너무 올랐다."

고액으로 운영되는 교습소와 그룹과외가 늘면서 학부모들이 '사(死)교육 시장'에 내몰리고 있다. 덩달아 기존 입시학원의 수강료도 뛰면서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부모 허리 더욱 휜다

"부모님이 하실 수 있는 마지막 일입니다. 2천만 원만 들이면 의대에 보낼 수 있는데 그걸 안 하면 나중에 얼마나 부모를 원망하겠습니까?"

김모(46) 씨는 최근 한 과외교사로부터 고액과외 제의를 받았다. 김 씨는 "가정형편이 그리 풍족하지 않지만 소수반에 들어가면 공부를 더 잘 할수 있을것 같은만큼 보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유명 강사가 운영하는 공부방은 해당 그룹에 들어가기 위해 시험을 치러야 하고 수강료도 부르는 게 값이다. 학부모 A씨는 "유명강사의 경우 수강료가 그룹별 수천만 원으로 고정돼 있고 학생들은 그 수강료에 맞춰 찾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며 "일부 그룹과외는 수강생 관리는 물론이고 한 명이 빠질 경우 다른 학생을 섭외하는 학부모가 따로 있다."고 했다.

대구 수성구의 학원에서 영어·수학을 듣고 있는 이모(18) 양은 "요즘은 어느 유명 학원에 다니느냐보다는 어느 교습소의 누구 밑에서 배우느냐는 것이 자랑거리"라며 "수강료가 싼 학원에 다니면 괜스레 움츠러들기 마련"이라고 했다.

하지만 윤일현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은 "유명 강사도 일반 입시학원에서 가르치고 밤시간에는 교습소에서 그룹과외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학원에서 실시하는 학생들의 평가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알려진 것과는 달리 실력없는 고액강사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교습소는 2004년 대구 전체에 155곳에 불과했지만 지난 5월 말 현재 1천152곳으로 3년 만에 10배 가까이 늘었다. 대구입시학원연합회가 지난 5월 교습소 200여 곳을 점검해보니 절반 가까이가 불법 교습소였다고 밝힌 것을 보면 실제 교습소 수는 3천 곳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단속은 아예 없다

기획탐사팀이 10여 곳의 수성구 입시·보습학원을 둘러보니 종합학원의 경우 수강료가 25만∼30만 원 선, 단과반은 15만∼20만 원대였다. 현재 교육청이 제시하고 있는 한 달 수강료 기준(입시종합반 1일 6시간 16만 1천900원, 단과 월 20시간 4만 1천300원)을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게다가 대다수 학원이 교재비 등의 명목으로 몇 만 원씩 더 받고 있고 인터넷 사용료도 별도로 받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교육청은 인력과 시간이 적다는 이유로 이를 방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지역 교육청들의 수강료 관련 단속 실태를 알아본 결과 2005년에는 5건에 불과했고, 2006년 32건, 2007년 5월 말 현재는 6건에 그쳤다. 대부분이 수강료 미게시 등으로 처벌을 받았을 뿐 초과 수강료는 없었다. 유명강사가 고액과외를 하는 교습소를 단속한 경우는 단 한차례도 없다.

하지만 기존 학원들은 맞춤형 교육을 선호하는 학부모 등으로 인해 수강료 인상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대구 입시학원연합회 관계자는 "최근 학생들이 소수로 운영되는 교습소 등으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일부 학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소수반을 편성한다."며 "1년에 1억 원 넘게 버는 불법 교습소들만 혜택을 보는 현실에서 수강료 규제를 풀어야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기획탐사팀=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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