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종종 이런 질문이 올라온다. '대구에 가면 A급 짝퉁(가짜 상품)을 구할 수 있다는데, 어디죠?'. 특정 거리나 상점 이름을 알려주는 친절한 답변도 뒤따른다. 부산의 한 일간지는 최근 가짜 양주 관련 기획기사를 다루며 중간 도매상의 입을 빌어 대구가 가짜 양주 생산지라고 밝히기도 했다. 둘러보면 깜짝 놀랄만큼 가짜 천국이다.
▲ 가짜 쓰레기봉투 = 대구 서부경찰서는 지난해 12월 쓰레기종량제 가짜 봉투를 제조해 유통시킨 혐의로 신모(41)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대구시내 구'군을 포함해 전국 지자체의 쓰레기 종량제봉투 70만 장, 시가 2억 5천만 원 어치를 만들어 소매점 등에 판매한 혐의를 받았다. 얼마 전에는 대구 성서경찰서에서 20ℓ들이 가짜 쓰레기봉투 7천 500장과 면세용 담배 4천 500갑을 슈퍼마켓 등에 공급한 혐의(사기 등)로 이모(58)씨와 이씨의 사업파트너 박모(40'여)씨 등 2명을 입건했다.
▲ 가짜 휘발유 = 울산 중부경찰서는 지난 5월 톨루엔과 메탄올 혼합물인 시너와 솔벤트를 혼합한 가짜 휘발유 3천146만ℓ를 만들어 대구'경북을 비롯한 영남권에 판매한 김모(39)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유통 및 판매책 92명을 입건했다. 이들이 만든 가짜 휘발유는 금액으로 따져 무려 314억 원어치다. 경주경찰서는 지난달 100여억 원 상당의 가짜 기름을 만들어 판매한 모 업체 공장장 김모(33) 씨를 붙잡았으며, 대구지검 특수부는 16일 수십억 원대의 가짜 휘발유를 만들어 시중에 팔아온 혐의로 이모(30) 씨를 구속했다.
▲ 가짜 비아그라 = 부산경남본부세관은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적발된 가짜 비아그라 밀수의 72%, 녹용과 인삼 밀수의 91%와 79%를 부산항에서 적발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가짜 비아그라의 수입이 느는 것은 비아그라 1정의 중국 현지 구매가격이 원화로 200~300원에 불과한 반면 국내 소매가격은 1정당 5천~1만 원 정도로 다른 제품보다 차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 가짜 국산 쌀 = 경북농산물품질관리원은 지난 상반기 원산지 허위표시 등 위반사범 518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원산지 위반 중 가장 많은 것은 떡으로 62건, 이밖에 고춧가루 42건, 돼지고기 37건 순이었다. 중국산 쌀로 도시락을 만든 뒤 국산 쌀로 속여 예비군 훈련장, 홀몸노인 및 결식아동용 도시락에 판매했으며, 심지어 경찰서에도 이런 가짜 국산 쌀 도시락을 팔았다는 것. 대구 북구 노원동 한 식품업체는 참깨, 검정콩, 기장 등 17개 농산물 22.8t을 구입해 중국산 30%, 국산 70%를 섞은 뒤 국산으로 속였다.
▲ 가짜 유학생 = 대구경찰청은 23일 외국인 근로자를 유학생 명목으로 모집해 등록금만 챙긴 뒤 불법취업을 알선해준 경북 경산시 2년제 영남외국어대학 학장 등 관련자 19명을 적발했다. 중국'베트남'인도 등에서 현지 브로커를 통해 외국인 280명을 유학생 명목으로 유치, 1인당 1년치 등록금 410만 원씩 11억 4천여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것. 가짜 유학생들은 곧바로 인근 경산 진량공단과 대구 달성공단 등 대구'경북지역은 물론 수도권 공단에 취업했으며, 월 60만~100만 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가짜 교통사고 환자 = 대구 북부경찰서는 지난달 교통사고 환자들의 진료기록을 허위 기재하거나 가짜 입원환자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진료비를 허위 청구한 혐의로 D연합외과 원장 K씨(42) 등 정형외과 3곳의 원장 등 8명을 입건했다. D연합외과는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물리치료 및 주사 횟수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환자 2천250여 명의 보험금 1억 2천여만 원 상당을 챙겼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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