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 창] 여름 보양식

입력 2007-08-02 14:13:01

한의학에서는 여름 석달을 번수(蕃秀)라 하여 이 계절은 천지의 기가 서로 사귀고 만물이 꽃피고 열매 맺는 시기라고 하고 있다. 여름은 자연의 기후 중 화기(火氣)가 왕성한 때여서 주위의 온도가 높아지므로 체온의 발산이 땀으로 나타난다. 이때 땀으로 수분과 염분뿐만 아니라 기(氣)라는 에너지가 우리 몸으로부터 빠져나간다. 한의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양기가 신체 표면으로 발산되고 음기가 장내에 잠복하므로써 뱃속이 냉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이 바로 여름철에 배탈이 잘 나는 이유이기도 하며 보양식을 찾게 되는 까닭이기도 하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차가운 얼음물, 생냉한 과일이나 채소는 함부로 과식하는 것을 절제하여 뱃속을 항상 따뜻하게 해야 병을 일으키는 요소가 침범하지 못하며 혈기가 왕성해지는 것이다.

뜨거운 여름에는 더위에 지쳐 신체가 무기력해지고 수면이 부족해지며 더불어 식욕도 떨어져 자연스레 보양식을 떠올리게 되는 계절이다. 보양식도 나이대에 따라 취향이 달라 20대는 삼계탕, 30대는 보신탕, 40대는 장어구이를 꼽는다고 한다. 그런데 왜 여름철에 보양식을 먹을까? 여기서 바로 우리는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수 있다. 대개 여름이 되면 겉으로는 열이 나지만 정작 몸의 안쪽은 차가워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찬음식만 먹게 되면 속은 점점 더 차가워지게 된다.

속이 차가우면 소화기능이 떨어지면서 설사도 잦아지고, 몸의 기운이 떨어지면서 몸의 저항력이 떨어지고 몸의 표면은 점점 열이 나게 되는 것이다. 이럴때 뜨거운 보양식을 먹게되면 속이 따뜻해지고 기운이 생기며 더위를 이길수 있는 저항력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값비싸고 좋은 음식도 몸에 맞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이 고단백, 고지방, 고칼로리로 구성된 보양식은 몸에 더없이 좋을 것 같지만 사람에 따라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체질이나 질병의 성질에 따라 음식을 가려먹는 습관을 길들여야 할 것이다.

이정호(테마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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