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흠은 절대 없다"-"1%도 불안한 후보 안돼"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19일)을 앞두고 이명박-박근혜 경선 후보는 '필승론-필패론' 공방을 벌이며 막판 세몰이가 치열하다. 이 후보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밀착 조언하는 주호영 비서실장과 박 후보 캠프가 한 몸처럼 움직이도록 진두 지휘하는 최경환 종합상황실장이 31일 매일신문 서울지사에서 만나 최재왕 서울정치팀장의 사회로 핵심 쟁점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편집자
-사회자(이하 사)=한나라당 후보로 누가 나서도 정권을 잡을 수 있나? 아니면 반드시 특정후보이어야 하나?
▷최경환 박근혜 후보 캠프 종합상황실장(이하 최)=두 분 모두 본선경쟁력은 갖췄다. 다만 승리가 절박해 본선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 이 후보는 자질도 좋고 국민들의 기대도 크다. 하지만 지난 두 번의 대선에 이회창 후보도 자질이 뛰어났지만 여권의 네거티브로 패했다. 이를 감안한 후보가 돼야 한다. 단 1%라도 불안한 후보는 안 된다.
▶주호영 이명박 후보 비서실장(이하 주)=지난 대선의 실패 요인은 한나라당의 지지층과 겹치는 영남표 외에 20~30대의 젊은층과 수도권, 호남의 표를 가져오지 못한데 있다. 영남은 이 후보나 박 후보 가운데 한 후보가 정해지면 이탈표가 없다. 때문에 누가 밖에서 표를 더 많이 가져 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 후보에게 결정적인 흠은 절대 없다. 박 후보는 1등 후보가 아니어서 치열한 검증의 장에 노출이 되지 않았을 뿐 본선에서 네거티브 조건은 이 후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사=호남지지가 본선까지 이어진다고 보나?
▷최=호남표심은 범여권 후보가 가시화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문제는 충청표와 한나라당이 접근하기 힘들었던 서민·소외계층 표를 어떻게 얻느냐가 중요하다. 이들에게 박 후보가 강하다.
이회창씨는 '병풍' 등에서 명확하게 입증할 만한 것이 없어서 말려들었다. 이 후보는 부동산, 병역 문제, 각종 말바꾸기 등 네거티브 소재가 많다. 이런 의혹들에 대해 국민들의 3분의 2가 해명이 안됐다고 보고 있다. 없는 네거티브도 만드는 것이 여권이다. 검찰이 한나라당 경선일 이전에 수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으려는 것도 이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가 되고나서 터뜨리려는 것이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해명에 급급하다가 선거를 끝날 수 있어 걱정된다.
▶주=제발 병력 얘기만은 안했으면 좋겠다. 논산훈련소 입소 후 재검, 그 이후 다시 재검했고 CT촬영 결과도 있다. 자꾸 범여권의 핑계를 대 네거티브 하지 마라. 박 후보도 정수장학회,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영남대 문제 등 결코 간단하지 않다. 본선가면 박 후보가 훨씬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현재 여론조사에 본선 경쟁력의 지표도 포함돼 있다. 충청표도 중요하지만 수도권표가 훨씬 중요하다. 현재 수도권에서 이 후보가 20%정도 박 후보보다 앞서고 있다.
▷최=이 후보가 서울시장을 지내서 수도권에서 표를 더 많이 얻는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수도권은 8도 연합군적인 성격이 있다. 수도권표도 결국 지방의 민심과 연계돼 있다. 박 후보는 수도권의 충청표나 서민들의 표가 공고하다.
▶주=이 후보야말로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사람이고 훨씬 더 서민적이다. 대기업 CEO 경력이 강하게 인식돼서 그렇지 서민들이 이 후보의 진면목을 알고 나면 지지할 것이다.
-사=검찰이 이 후보 관련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발표했다. 어떤 의미인가?
▶주=검찰수사는 계속돼 책임질 사람을 반드시 가려야 한다. 다만 고소를 취하한 것은 우리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이 사건의 본질인데 도곡동 땅의 차명소유 여부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 진실과 상관없이 정치적 타격을 입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에 대한 확실한 문제점이 있다면 범여권이 이 후보가 한나라당 경선에 이길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 방에 보내는 전략을 채택했을 것이다. 지금 이 후보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은 본선에서 이 후보를 이기기 힘들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최=이 후보가 결백하다면 본인이나 검찰을 위해서라도 경선일인 8월 19일 이전에 수사 결과가 나와야 한다. 검찰이 그 때까지 수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으면 이 후보를 만들어놓고 한 방으로 보내려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밖에 없다.
▶주=수사 결과가 이미 나와 있다. 수사 검찰이 수뇌부에 보낸 보고서를 간접적으로 확인한 결과 도곡동 땅이 이 후보의 부동산이 아니라는 명확한 근거가 있다. 검찰에서 안 밝힐 뿐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감사원의 수사 요청으로 검찰이 김만제 전 포철회장을 조사할 때 이미 확인된 사안이다. 또 이 후보의 처남인 김재정 씨의 경우 자금 출처에 대해 종로세무서와 논현세무서에서 2차례에 걸쳐 이미 조사를 받았다.
▷최=이 후보 형인 상은 씨는 왜 일본으로 출국했나?
▶주=이상은 씨는 고소인도 고발인도 아니다. 이 씨가 출국할 때까지 검찰에서 한번도 출두하라고 하지 않았다. 고소인을 이렇게 오랫동안 수사한 경우가 없다. 고소인의 계좌를 압수수색하는 경우도 없다.
▷최=감사원과 검찰의 당시 관심사가 도곡동 소유주에 있지 않았다. 결백하다면 왜 자금 출처 조사에 응하지 않나.
-사=박 후보 쪽에서 수집한 자료 가운데 이 후보에게 결정적인 것이 있나?
▷최=없다. 우리는 먼저 나서 뒷조사 하지 않는다.
-사=이른바 필승론-필패론이 쟁점이다. 각 후보 입장에서 정리하면?
▷최=본선에서 100% 당선이 확실한 후보를 뽑자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 다수의 뜻도 제대로 된 후보를 뽑아 잘해달라는 것 아닌가?
▶주=상대 후보의 본선경쟁력을 필패로 의제를 설정한 것부터 잘못이다. 나의 필승론을 주장해야 한다. 이 후보가 앞서나가니까 공격하기 위해서 만든 얘기다. 필패론의 이면에는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뒤지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최=지난 대선에서 졌으니까 우려하는 것이다.
▶주=지금의 검증 정국이 본선 싸움을 위험하게 몰아가고 있다는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12월 19일 누가 나가든지 이겨야 하는데 (박 후보가) 스스로 설정해 놓은 도덕성의 의제 때문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최=걱정은 고맙지만 박 후보는 검증할 것이 없다. 본선에서는 결국 네거티브의 소재에 대해 후보 본인이 어떻게 해 왔느냐를 국민들에게 심판받는 것이다. 이 후보가 억울한 측면도 있겠지만 여러 가지로 많은 의혹들이 네거티브 대상이 돼 있다.
▶주=모든 의혹들이 자연발생적이지 않고 의도적으로 만들어졌다.
▷최=깨끗이 끝난 의혹을 다시 문제화시키는 것은 안 되지만 여권에서는 반드시 문제화 할 것이다.
▶주=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박 후보로는 이기기 어렵다는 것을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봤다. 중도표와 젊은표를 흡수하지 않고서 이기기 어렵다. 영남표와 보수표만으로는 또 진다.
▷최=전통적 지지층과 충청권 등지에서 지지를 받고 있어서 그런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
-사=경선 판세는 어떻게 보고 있나?
▷최=일반국민 여론조사 지지에서는 7~10%포인트(p) 가량 뒤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후보 4명을 두고 여론조사를 하면 3~5%p 가량 차이가 나고 그 격차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특히 TV토론회와 합동연설회를 거치면서 더욱 좁혀져 오차범위내인 1.7%p까지 줄어든 것도 있다. 박풍(朴風)이 일고 있어 역전할 것으로 본다.
▶주=그 기대 안 깨지길 기대한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우리 쪽과 너무 달라 놀랍다. 지난 주말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는 대의원 15%p, 당원 5%p, 일반국민 10%p 가량 이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오는 데 어떻게 그렇게 다를 수 있나? 이 후보 지지 국회의원들이 최근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박 후보 측은 오래전부터 활동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일반국민 지지율은 10%p차로 고착돼 있고, 앞으로 더 벌어질 것으로 본다.
▷최=이 후보와 관련된 산악회가 선거 사상 최악의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는 표현도 나오는 등 엄청난 조직 활동을 2년 전부터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이제야 조직을 독려하고 있다.
▶주='박사모'가 얼마나 오랫동안 조직을 꾸려왔나. 또 구 새마을운동 조직이 예전부터 활동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사=경선의 희든카드가 있나? 경선에 패했을 때 상대후보를 도울 생각인가?
▷최=박풍을 수도권에 확산시키는 것과 영남 민심이 박 후보로 쏠리는 전략적 선택에 주목하고 있다. 영남 민심의 변화가 한나라당을 통한 정권 교체의 가장 강력한 힘이 될 것이다. 패하면 당연히 당의 후보를 도와서 정권교체에 나서야 한다. 경선 과정에서 말을 통해 상처를 준 것은 잘 치유돼야 한다. 특히 이 후보 측은 '사설위원장'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야 한다. 그래야 집권이 가능하다.
▶주=경선에 지면 협조해야 한다고 당위론적으로 말한다. 하지만 현재 박 캠프를 보면 그렇지 않다. 남은 10여일 만이라도 상대의 가슴에 상처가 남는 모진 말을 자제해야 한다.
사회 최재왕 서울정치팀장 정리 박상전기자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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