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9를 향하여] 범여권 천정배 의원

입력 2007-07-30 09:14:35

"대구·경북 불이익 없어야"

'대담한 변화, 민생강국 코리아'를 외치며 범여권 대선레이스에 뛰어든 천정배 의원은 최근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스스로 '민주·개혁 세력의 적장자'라 불렀다. 80년대 광주 학살 정권으로부터 판사 임용을 받을 수 없다며 인권 변호사가 됐고, 정치에 입문해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에 크게 기여한 그는 "범여권에서 대통합 단일 후보가 나와 한나라당 후보를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이 되면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나

▶민생강국을 만들겠다. 좁은 의미론 교육·직장·주거 3대 사안에 대해 국민이 안정된 생활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성장이 필수적인데 혁신 중소기업을 키우고 인재를 길러야 한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희망 격차가 커서는 안 된다. 성장과 기회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서민·중산층에게도 공평한 기회를 줘야 한다. 전남 신안군 암태도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는데 동기 75명 중 나만 대학 문턱을 밟았다. 극소수만 교육의 혜택을 받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다. 성장을 바탕으로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가 돼야 한다.

-대선 과정에서 국민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비치고 싶나.

▶내가 '민생·민주·평화·개혁의 적장자'라 자부한다. 그간 나라의 민주화와 인간의 존엄성을 고양하는 데 헌신해 왔다. 국가들 쇄신하는 데 앞장섰고 지난 대선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을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을 때 나는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 생각해 도왔고 결국 정권재창출을 이뤄냈다. 시장 만능주의를 주창하는 한나라당에 맞서 이길 수 있는 민생 대선 주자로 각인됐으면 더 좋겠다.

-노 대통령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없나.

▶노 대통령을 반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을 나왔다. 노 대통령은 깨끗한 정치문화, 남북관계 개선 등 시대적 소명을 80% 달성했다고 평가한다. 단지 민생 부문에서 성적을 못 냈고, 국민통합을 위해 국민을 설득하려 하지 않고 스스로 고립을 자초함으로써 다음 대선의 희망을 잃게 한 측면이 있다. 정치보다 민생에 전념했으면 한다.

-낮은 지지율의 원인과 끌어올릴 방안은

▶정치적으론 불패의 신화를 만들었지만 제 자신을 국민에게 알리는 데는 소홀했던 것 같다. 국민이 나를 잘 모른다. 그러므로 오히려 참신하고 희망적일 수 있다. 정책토론회가 시작되면 부각될 것이다.

-범여권의 단일 후보가 가능한가.

▶대통합 없이는 희망이 없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나 끝까지 추진해야 한다. 대통합은 국민의 요구다. 대통합의 대세를 거스르고 총선 등 작은 정치적 이익을 좇는 사람들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끝내 '원샷' 대통합이 안 된다면 '투 트랙' 통합이라도 해야 한다.

-호남정서가 이번에도 호남 후보로는 안 된다고 본다던데.

▶호남 출신이라서 안 된다면 서럽다. 자질이나 도덕성이 못 미친다면 수용하겠으나 태생 가지고 얘기하면 안 된다. 호남이 예전부터 소외받던 기억 때문에 호남 후보 불가론을 스스로 만들어낸 듯하다. 지금은 지난 대선과 다르다. 범여권 비호남 후보 중 본선 경쟁력을 가진 후보가 없다. 지난 대선에는 노무현이라는 경쟁력 있는 후보가 있었는데 지금은 누가 있나?

-대통합 또는 후보 단일화란 이벤트로 대선에 승리하기엔 2% 부족하다는 지적인데.

▶지난 대선 때는 국민적 에너지가 결집됐는데 이번엔 쉽잖다. 하지만 다른 왕도가 없다. 민심은 하루이틀 사이에도 변할 수 있다. 범여권이 반성하고 새롭게 비전도 제시하고, 국민에게 정성을 다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다시 과거로 어두운 시대로 몰아넣을 수는 없지 않은가? 국민이 후손들의 장래를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 한·미 FTA에 반대해 단식투쟁을 했는데 여전히 한·미FTA에 반대하나?

▶지금은 개방시대다. 한·미 통상관계를 강화하고 세계화 추세를 따르는 데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협상이 국익에 맞고 민생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향이 아니라서 단식까지 하며 투쟁했다. 훨씬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 낼 수 있었는데 줄 것은 다 주고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 '대구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이고 대구·경북에서 지지층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대선 출마 선언 직후 제일 먼저 대구로 갔다. 1천200여 명의 지지성명이 있었다.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 나는 지금까지 지역주의의 관점에서 정치를 해온 적이 없다. 이번에는 지역민들이 앞장서서 지역주의를 타파해 민생강국을 만들 수 있도록 지지를 부탁한다. 대통령이 된다면 대구·경북지역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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