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佛心잡기'…해인사 산문 문턱 닳는다

입력 2007-07-30 09:56:42

29일 범여권 대선주자 김혁규 의원 일행이 폭염 속에서도 해인사를 방문, 종정 법전 스님과 환담을 나눈 뒤 현응 주지 스님의 안내로 경내를 둘러보고 있다.
29일 범여권 대선주자 김혁규 의원 일행이 폭염 속에서도 해인사를 방문, 종정 법전 스님과 환담을 나눈 뒤 현응 주지 스님의 안내로 경내를 둘러보고 있다.

대선주자들이 경쟁적으로 경남 합천의 해인사를 찾고 있는 바람에 합천에서는 '해인사 산문 문턱이 닳는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선주자들이 경남 합천의 법보 종찰 해인사를 찾는 까닭은 한국불교 조계종 종정 스님이 주석하는 퇴설당이 명당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 이곳은 열반한 성철·혜암 대종사에 이어 법전 스님까지 내리 세 번째 종정을 배출한 곳이다. 불교도의 표심을 얻으려면 해인사가 무난하다는 점도 주요인.

29일 폭염 속에서도 범여권 대선주자로서 '행복 대한민국·해피 코리아(Happy Korea)'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고 있는 김혁규 의원 일행이 자신의 생일에 맞춰 1박 2일간 일정으로 대적광전예불과 함께 종정 법전 스님의 법어를 듣기 위해 퇴설당을 찾았다.

지난달 29일 출마선언과 함께 방문한 이후 두번 째. 스님은 "큰 꿈을 펼치려면 무엇보다 자신감을 가지세요."라며 두 손을 잡아줬다.

17일엔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장관이 두 번째 해인사를 방문, 법전 스님으로부터 불교의식에 따라 '웅기'라는 법명과 함께 "언행일치로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는 정치인이 돼달라."는 당부를 받기도 했다. 지난 11일에는 이해찬 전 총리가 퇴설당을 찾아 북한 문제를 화두로 삼아 환담을 나눴다.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주자는 한발 앞서 해인사를 찾았다. 이 전 서울시장은 지난달 20일 이곳을 찾아 "어떤 일을 하려면 국민의 결집된 힘이 필요, 국민화합을 바탕으로 국가발전을 위해 애써 달라."는 덕담을 받았다.

박 전 대표는 이보다 보름 앞서 해인사를 방문했다. 법전 스님은 "한 농사꾼이 지게를 지고 가다 길에서 금덩이를 발견하고 고민고민 끝에 결국은 처음 뜻대로 농산물을 지고 갔다."는 고사를 얘기하며 "큰 뜻을 품었으면 작은 것은 버리고, 큰 뜻을 향해 전진하라."고 당부했다. 해인사에는 앞으로도 대선이 끝날 때까지 거물 정치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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