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 빠지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입력 2007-07-30 07:04:56

▲ (위로부터)유덕희씨, 김은정씨
▲ (위로부터)유덕희씨, 김은정씨

노출의 계절, 여름이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늘어진 뱃살, 탄력없는 피부는 체감 온도를 더욱 높일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에겐 큰 고민이기도 하다. 무더운 여름이지만 운동으로 땀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오늘 흘린 땀방울'은 '내일의 날씬한 몸'을 의미한다. 자신과 궁합이 꼭 맞는 운동으로 체중을 감량하고 자신감도 되찾은 여성들을 만나본다.

▨ 벨리댄스 유덕희씨

"다이어트는 물론 부부금슬까지 챙길 수 있어요."

주부 유덕희(49·대구 서구 내당동) 씨는 벨리댄스 예찬론자다. 그도 그럴것이, 2년 전 벨리댄스를 시작하기 전 몸무게가 73kg였는데, 지금은 64kg. 10kg 가까이 줄어든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바지 사이즈도 86cm에서 76cm로 줄었다.

2년 전, 유 씨는 화려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벨리 댄서를 봤다. '조금만 젊었어도 나도 할 수 있었을텐데'. 그래도 과감히 도전했다. 처음에 아이들은 '나이든 사람이 하는 운동이 아니다.'고 말렸고 남편도 '쓸데없는 짓'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가족들이 누구보다 열렬한 지지자가 돼 있다.

"남편이 워낙 무뚝뚝해 표현을 전혀 안해요. 그런데 얼마 전엔 '사랑해'라고 말하는가 하면 산책할 때 슬그머니 손을 잡는게 아니겠어요? 다 운동의 힘이죠."

유 씨는 살을 뺀 후 많은 것이 변했다. 가장 큰 변화는 자신감이 생긴 것. 벨리 댄스의 기본 자세가 아랫배에 힘을 줘야 하기에 평상시 자세가 당당하게 변했다. "나이 들면 여자들은 배가 나오고 다리가 가늘어지거든요. 그런데 벨리 댄스는 하체 힘을 길러야 하기 때문에 거꾸로 배는 들어가고 다리는 튼튼해져요."

유 씨가 적극적으로 권해 대학생 딸도 벨리댄스를 시작했다. "처음엔 배가 드러나는 옷을 입어야 하니 쑥쓰러웠죠. 그런데 살이 빠지면서 웃옷 길이가 점점 짧아졌어요."

벨리댄스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체력을 요하는 운동. 온 몸의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잠시만 해도 땀이 흐른다. 유 씨도 쉽지만은 않았다고. "직장 다니면서 퇴근 후 2년간 꾸준히 했어요. 무엇보다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해요. 벨리댄스는 음악도 신나고 성취감이 생겨 싫증이 안나는게 장점이에요."

벨리댄스코리아 대구지부 곽은정 지부장은 벨리댄스가 다이어트 효과가 크다고 강조한다. "어깨와 히프를 흔들고 몸을 회전하는 등 운동량이 많은데다 몸매가 예쁘게 자리잡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좋다."면서 "하체운동량이 많아 자궁수축효과가 있어 산후 몸매관리에도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신나는 운동을 하면서 살을 빼면 건강은 물론 사랑까지 챙길 수 있어요. 젊은 사람들과 당당하게 회춘하는 기분, 정말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 복싱 김은정씨

김은정(26·대구 북구 복현동) 씨는 그동안 에어로빅, 헬스, 요가 등 여러 가지 운동을 섭렵해왔다. 하지만 단순한 동작의 반복이 대부분이어서 얼마 안 가 싫증나기 일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복싱이다. "처음엔 복싱이 격한 운동인 것 같아 선뜻 시작하기 어려웠어요. 하지만 익숙해지니 저에게 제일 맞는 운동인 것 같아요."

운동을 시작하기 전 김 씨는 친구들과 만나 뒤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술 한잔 하면 곧바로 살이 찌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요즘, 김 씨는 퇴근 후 곧장 복싱 체육관으로 향한다. 복싱을 시작한 이후론 식사 시간이 빨라지고 양도 줄였다. 술 약속은 아예 없어졌다. 그런 규칙적인 생활을 한 지 9개월째. 그간 10kg나 빠졌다.

"운동을 시작한지 두달 만에 5kg가 빠졌어요. 너무 기분이 좋았죠. 살 빠지는게 느껴지니까 더욱 재미를 붙일 수 있었고요."

복싱을 떠올리면 흔히 멍이 들어 퉁퉁 부은 얼굴을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고. 김 씨는 주로 스트레칭, 줄넘기, 샌드백 치기, 러닝머신 등 여러 종목의 운동으로 기초체력을 다진다. 이 때문에 운동이 지겹지 않아 꾸준히 할 수 있었다. 게다가 복싱은 여러 사람이 함께 운동하면서 서로의 동작을 고쳐주고 조언해주기 때문에 혼자 하는 것과 달리 재미있다. 또 팔 동작이 많아 팔뚝살이 눈에 띄게 빠졌다.

정일복싱체육관 정해종 관장은 "상대방을 링 위에 올라가서 때리기도 하고 기초체력 운동도 많이 하기 때문에 흥미를 잃지 않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이 복싱의 특징"이라며 "최근에 다이어트를 위해 찾는 여성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살이 빠진 후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부모님은 제가 밝아졌다고 좋아하세요. 남자친구도 물론 반기고요. 무엇보다 제 자신이 기분 좋아요." 자연히 김 씨 친구들도 복싱에 관심이 많아졌다. 김 씨의 목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목표는 앞으로 5kg를 더 감량하는 것.

"이제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개운치 않아요. 살을 빼는게 목적이 아니었던 만큼 목표 달성 후에도 꾸준히 복싱을 할거예요."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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