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2000 이틀만에 검은 금요일…전문가들 상승추세 유효
27일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80.32포인트(4.09%)나 급락, 1,883.22로 마감되면서 역대 2번째로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하락률도 2004년 6월 3일(4.27%)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대였다. 사상 최대 하락폭은 2000년 4월 17일의 93.17포인트.
이날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25.22포인트(3.09%) 빠진 792.06에 거래를 마쳤다.
대폭락으로 우리나라 증시의 시가총액은 이틀 동안 63조 원이 날아가버렸다. 지난 25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시가총액은 1천103조 9천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였지만, 이날은 1천40조 7천억 원으로 줄었다.
'2,000시대'라며 들떴던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116개에 머물렀고, 떨어진 종목은 무려 700개나 됐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던 2006년 10월 9일(780개 종목 하락) 이후 내린 종목이 가장 많았다. 코스닥시장 역시 145개 종목이 오른 데 반해 826개 종목이 내렸다.
이날 하락의 원인은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비롯된 신용시장 경색 우려가 터져나오면서 미국 증시가 폭락한데다 외국인의 무차별 매도 공세가 이어졌기 때문. 이날 외국인은 8천472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2004년 4월 29일의 사상 최대기록(7천733억 원)을 깨뜨렸다. 외국인은 지난 10거래일 동안 4조 2천185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산이 깊으면 골도 깊은 법"이라면서도 우리 증시를 받치고 있는 기반이 튼튼해 조정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큰 폭의 하락을 나타낸 27일 개인은 7천136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사상 최대 순매수 기록을 세웠다. 이날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한 개인들이 많았던 것.
게다가 27일 대구·경북지역 각 은행과 증권사에는 주식형펀드 환매 문의가 거의 없었고, 오히려 "주식이 내리길 기다렸다."며 펀드 가입 신청이 더 많았다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전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26일 기준으로 펀드 수탁고는 262조 7천169억 원으로 1999년 7월 22일 세웠던 종전 기록 262조 5천660억 원을 넘어 8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 300조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용순 NH투자증권 대구지점장은 "주가가 너무 빠르게 올라와 잠시 숨고르기는 예상됐었다."며 "상승 추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며 조정은 단기에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