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분선 강사 자질·전문성 문제 의구심
26일 대구 수성구 황금동 A아파트. 발코니와 복도 창문에 '○○수학, ○○독서논술, ○○스쿨…'이라고 써 붙인 광고물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이 광고물은 요즘 학원가에서 '재택형 프랜차이즈 공부방'이라 불리는 신종 사교육. 본점에서 식재료를 공급받는 음식 프랜차이즈처럼 교재와 교육 방법을 본사와 대구지사를 통해 지원받는 가맹점 형태로 주로 초·중학생 대상이다.
'프랜차이즈 공부방'이 대구 초·중학생 사교육 시장에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서울에 본사를 둔 대형 교육 업체들이 개인이나 소규모 단계에 머물던 공부방을 프랜차이즈화하면서 동네 아파트와 주택에서 '가맹점'을 여는 주부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
대구에서 동네 공부방 시장에 불을 지핀 것은 서울의 대규모 교육 업체들. 5~8명 안팎의 비슷한 또래들을 대상으로 본사에서 직접 개발한 맞춤형 지도 방식을 선택하지만 교재비를 포함한 월 평균 비용이 9만, 10만 원 선이어서 사교육비 부담을 덜고, 집과 가까운 아파트 단지나 동네에 있기 때문에 또래들과 안전하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공부방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구를 비롯해 전국에 걸쳐 이 같은 프랜차이즈 공부방을 운영하는 서울 대형 교육 업체들이 3, 4개사 정도이고, 새로 준비하는 다른 대형 업체들도 1, 2개사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는 대구 전체 공부방 수가 교육청에 신고된 개인 과외 건수(6월 30일 현재 2천863건)의 2, 3배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는데 기존의 사설 공부방 가운데 상당수가 프랜차이즈로 옮겨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공부방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절대 다수는 가정 주부. 대형 교육 업체들은 학원 강사 경력이나 공부방 운영 경험이 있고 각종 자격증을 갖춘 30대 중·후반 주부를 가장 선호하고, 주부 입장에서도 벌이가 괜찮기 때문이다. 공부방 운영 주부들은 "학생 수 20명을 넘기면 월 200만 원 정도 벌고, 최대 30, 40명까지 학생들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원가에서는 공부방 강사에 대해 전문성과 자질 문제를 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학습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부방 업계 관계자는 "사설 공부방과는 달리 40명이 신청하면 5, 6명만 가맹점을 내줄 정도로 자질 검증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학습 효과가 크지 않았다면 프랜차이즈 공부방들이 이렇게 빨리 성장하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